​정부, 4달 연속 '경기둔화 우려'…"고물가·수출둔화'에 하방 위험성↑

2022-09-16 10:11
기재부, 그린북 9월호 발간…미국·중국 등 주요국 경기도 약세

방기선 기획재정부 차관이 9월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8차 비상경제차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4개월 연속 경기 둔화가 우려된다는 진단을 내렸다. 주요국의 금리 인상 기조, 중국의 봉쇄조치, 에너지 수급의 불확실성 등으로 전 세계 경제의 하방 위험이 지속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기획재정부는 16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9월호'에서 "대외 요인 등으로 높은 수준의 물가가 지속되고 경제심리도 일부 영향을 받는 가운데 향후 수출회복세 약화 등 경기 둔화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6월 그린북을 통해 코로나19 이후 경제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처음으로 경기둔화가 우려된다고 밝힌 데 이어 넉 달째 같은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5.7% 올라 전월(6.3%)보다 상승세가 둔화했다. 국제 유가의 하락 등이 반영된 결과다.

반면 여름 성수기 수요 증가로 개인서비스 물가는 6.1% 상승해 전월(6.0%)보다 높은 오름세를 이어갔다. 물가 상승세가 정점을 지나더라도 당분간 고물가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최근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유가 전망, 기저 효과 등을 고려할 때 물가 오름세는 올해 하반기 중 정점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나, 상방 리스크(위험)가 작지 않아 정점이 지연되거나 고물가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밝혔다.

한국의 주요 수출국인 미국, 중국 등의 경기 상황도 밝지 않다.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보다 8.3% 올라 시장 전망치(8.0%)를 웃돌았고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6.3% 상승해 전월(5.9%)보다 상승 폭이 확대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상을 가속할 것이라는 전망으로 이어지면서 미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금융시장도 큰 변동성을 보였다.

지난 8월 중국 수출은 1년 전보다 7.1% 늘어나는 데 그쳐 전월(18.0%)보다 상승 폭이 크게 둔화했다.

정부는 "미국 경제는 높은 물가 수준과 주택시장 둔화세가 지속되고 있고 중국 경제는 코로나19 재확산, 폭염 및 가뭄으로 인한 생산 차질과 내수 둔화로 생산자 심리가 지속적으로 약화하고 있으며 수출 증가율도 전월 대비 큰 폭으로 둔화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지난달 수출은 1년 전보다 6.6% 늘어나는 데 그쳐 석 달째 한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둔화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수출은 26개월 만에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