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에서 식품안전법 위반 혐의로 우리돈 1억원의 벌금을 물게 된 우리나라 제과점 브랜드 파리바게뜨(중국명:巴黎貝甜·바리베이톈)를 향한 동정론이 일며 중국인의 '돈쭐(돈으로 혼쭐이 나다)'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 현지 언론에 보도된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지난 4월 코로나19 사태로 상하이 도시가 전면 봉쇄되면서 파리바게뜨 중국 계열사 상하이 제빵 공장도 폐쇄됐다.

당시 봉쇄 조치로 집에 갈 수 없었던 직원들은 연수센터에서 임시 체류하며 숙식을 해결했다. 직원들은 연수센터의 베이커리 설비와 남은 식자재로 빵을 만들어 '자급자족'하는 한편, 현지 봉쇄로 식료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유학생·교민들에게도 빵을 나눠줬다.  

그런데 봉쇄기간이 길어지면서 연수센터 인근 지역사회에서도 빵 수요가 커졌다. 파리바게뜨는 지난 4월 23일부터 26일까지 나흘간 연수센터에서 빵을 만들어 인근 주민들에게도 공동구매 방식으로 팔았다. 이를 통해 번 돈은 모두 5만8500위안(약 1152만원)이다. 

문제는 해당 연수센터는 당국의 식품생산·경영허가증을 받지 않은 시설물이었단 점이다. 이에 상하이시 시장감독관리국은 최근 식품안전법 위반 혐의로 파리바게뜨 중국 계열사에 불법 취득한 소득을 몰수하고 58만5000위안의 벌금을 부과했다. 불법 취득 소득의 10배에 달하는 벌금액이다.

중국 식품안전법에 따르면 불법 생산·판매 상품액수가 1만 위안 이상이면 최소 10배에서 최대 20배 벌금을 물어야 한다.  

하지만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장엔 파리바게뜨에 대한 벌금형이 과중하다며 동정론이 일기 시작했다.

봉쇄 기간 파리바게뜨는 주민들에게 평상시와 동일한 가격에 제품을 판매했으며, 이는 당시 봉쇄로 막힌 주민들의 먹거리 수요를 충족시켜주기 위한 사회적 의무와 책임감에서였지, 폭리를 취하려던 게 아니었다는 것이다. 

당시 파리바게뜨에서 빵을 두 차례 공구했다는 상하이 주민 장씨는 중국 21세기경제보를 통해 "파리바게뜨 공구 가격은 만족스러웠다. 당시 빵 공구 채팅방에서 주민들은 '착한 가격'이라고 입을 모았다"고 말했다. 
 

실제 코로나 봉쇄기간 상하이에서는 일용품 얻기가 하늘의 별따기였다. 당시 코카콜라나 맥주 한 병이 100위안 넘는 가격에 사치품으로 거래됐을 정도다.

중국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코로나 봉쇄기간에 터무니없는 가격에 물자를 팔아 이윤을 챙긴 업자들이나 단속해라", "길거리에 쓰러진 노인을 부축한 사람에게 벌금을 물리는 것과 무슨 차이냐"라며 당국의 단속 조치를 비난하는 글이 올라왔다.

동시에 중국 누리꾼들은 파리바게뜨를 '양심기업'이라고 칭하며 "앞으론 파리바게뜨에서 빵을 사먹겠다", "파리바게뜨를 '돈쭐(爆買)내자"며 파리바게뜨 빵 구매 인증샷을 올리고 파리바게뜨 돕기에 나섰다. 

파리바게뜨를 향한 옹호론이 거세지자, 상하이 시장감독관리국도 3일 파리바게뜨 벌금형과 관련해 "기업의 위법행위 지속기간, 판매액 등 실제 상황을 감안해 식품안전법 최저 형량인 58만 위안 벌금으로 경감했다"고 해명했다.

또 현재 이번 사건은 법정행정 재심의와 행정소속권리 구제기간에 있다며 기업은 법정수속에 따라 이의를 제기할 수 있으며 당국도 적극적으로 해당 사항을 적절히 처리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파리바게뜨는 우리나라 기업 중에서 중국 현지화에 성공한 대표적인 브랜드다.  2004년 9월 상하이에 처음 오픈해 현재 상하이, 베이징, 톈진 등 중국 주요 도시에서 총 30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처음 중국에 진출했을 때만 해도 한국인을 비롯한 외국인 손님 비중이 80%가 넘었지만, 오늘날 매장을 찾는 손님 대부분은 중국인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