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경영' 이재용, 광폭 행보...이번엔 삼성엔지니어링 방문

2022-08-24 17:01
경영진과 중장기 전략 논의…구내식당·어린이집 방문
향후 계열사 차례로 방문해 임직원과 소통 강화할 듯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4일 서울 강동구 상일동에 있는 삼성엔지니어링 사옥인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GEC)를 찾았다. 복권 후 첫 공식 행보로 지난 19일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반도체 R&D(연구개발)단지 기공식에 참석한 데 이어 닷새 만에 계열사를 방문, 현장 경영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후 GEC를 방문, 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등 삼성엔지니어링, 삼성물산 건설부문 경영진과 회의를 하며 주요 현안을 점검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의 설계·조달·시공(EPC)사업 현황과 중동·미주 등 해외 엔지니어링 프로젝트 진행 상황, 친환경 사업 추진 전략, 글로벌 시장 동향 등을 보고 받고 중장기 전략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삼성엔지니어링은 4조5000억원 규모의 멕시코 타바스코주 도스 보카스 정유 프로젝트, 1조4000억원 규모의 사우디 자푸라 가스 처리시설 등 해외에서 대규모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
 

24일 삼성엔지니어링 GEC에서 임직원들과 셀피를 찍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가운데) [사진=삼성엔지니어링 임직원SNS 갈무리]



이 부회장이 상일동 사옥을 찾은 것은 2019년 6월 25일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첫 방문 당시 이 부회장은 사우디아라비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을 앞두고 삼성의 역량을 결집, 새로운 사업 기회 창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EPC 계열사 사장단 회의를 소집한 바 있다. 당시 이 부회장은 "중동지역 국가의 미래산업 분야에서 삼성이 잘 해낼 수 있는 부분을 찾아보고 협력 강화 방안을 마련해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 기회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틀을 깨야 한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이 복권 후 비(非)전자 계열사 중 삼성엔지니어링을 가장 먼저 찾은 것은 중동 사업에 대한 이 부회장의 높은 관심과 함께 '기술 중시' 경영 기조를 전 계열사로 확산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앞서 이 부회장은 2019년 6월 한국을 방문한 빈 살만 왕세자를 삼성그룹 영빈관인 승지원으로 초청해 AI, 5G, IoT 등 미래 성장산업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같은 해 9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를 방문해 빈 살만 왕세자와 개별 면담도 가졌고, 삼성물산이 건설 중이던 리야드 도심 지하철 공사 현장을 직접 방문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2월에도 미국 출장에서 돌아온 지 12일 만에 3박4일 일정으로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하는 등 중동 지역 사업 확대에 공을 들여왔다.
 

24일 삼성엔지니어링 구내식당에서 배식을 받고 이동하는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맨 앞) [사진=삼성엔지니어링 임직원SNS 갈무리]


이 부회장은 이날 회의에 앞서 GEC 구내식당에서 '나고야식 마제덮밥(일본식 비빔밥)'으로 점심식사를 했다. 이어 1층 홍보관 '엔지움(engium)'으로 이동해 로봇 팔과 투명 디스플레이로 구현한 '비욘드(Beyond) EPC' 코너에서 차세대 친환경 솔루션을 꼼꼼히 살폈다.

특히 사내 어린이집을 방문해 운영 현황과 임직원의 육아휴직 실태를 살피고 보육 교사들을 격려한 뒤 기념촬영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앞서 2020년 8월 수원사업장에서 '워킹맘' 직원들과 간담회를 열고 고충을 들은 뒤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여성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이번 사내 어린이집 방문도 이런 생각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이 부회장은 당분간 삼성 주요 계열사를 차례로 방문, 사업 현황을 점검하고 임직원들과의 소통 행보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24일 삼성엔지니어링 사내 어린이집에서 임직원 자녀들과 대화를 하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맨 오른쪽) [사진=삼성엔지니어링 임직원SNS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