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블링컨에 "中-美, 풀어야 할 문제 아직 많아" 

2024-04-26 20:03
작년 6월 이후 10개월만…시진핑, 상석에 앉아 회담 진행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사진 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6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6일 중국을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에게 "아직 미·중 사이 풀어야 할 이슈가 많다"고 강조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블링컨 장관 일행을 만나 "지난 몇달간 양국은 '샌프란시스코 비전' 합의를 이행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소통을 유지하며 긍정적 진전을 이뤘지만 한층 더 노력할 여지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시 주석은 "미국과 중국은 적이 아닌 파트너"라며 양국 간 관계 안정을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자신감 있고 개방적이며 번영하는 미국을 보는 것이 기쁘다"며 "미국도 중국의 발전을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은 셔츠 첫 번째 단추처럼 중국과 미국 관계가 진정으로 안정되고 발전하며 전진하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근본적 문제"라며 "양국은 다른 말을 하지 말고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시 주석은 지난해 6월 블링컨 장관이 베이징을 찾았을 때처럼 상석에 앉은 채 회동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링컨 장관 일행은 시 주석을 기준으로 오른쪽 테이블에 일렬로 앉아 있었다. 맞은편에는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 등 중국 측 인사들이 각각 자리했다. 

시 주석과 블링컨 장관이 별도로 회동한 것은 지난해 6월 블링컨 장관이 처음 베이징을 찾은 이후 약 10개월 만이다. 지난해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진행된 미중 정상회담 자리에서는 블링컨 장관이 배석했었다.

이날 블링컨 장관은 시 주석을 만나기에 앞서 베이징에서 왕이 주임과 약 5시간 반에 걸쳐 회담을 가졌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블링컨 장관은 미국이 '하나의 중국' 정책을 고수하고 있으며,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블링컨 장관은 "미국은 중국의 체제 변화를 추구하지 않고 중국과 충돌할 의사가 없으며, 중국과 디커플링(decoupling·공급망 등 분리)도 추구하지 않는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왕 주임은 대만 문제가 미·중 관계에서 넘지 말아야 할 첫 번째 레드라인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