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군, '생활지원사의 사랑 전달'에..."자식보다 낫다"

2022-08-10 19:59

독거어르신이 치매 예방을 위한 인지프로그램에서 손거울에 색칠을 하고 있다. [사진=박혜숙 화천군 전담 사회복지사]


강원 화천군 생활지원사들이 독거어르신들에게 자식보다 나은 사랑을 전달하면서 지역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이들은 도움이 필요한 독거어르신 등 어려운 이웃들의 일상 속 불편 사항들을 인정이 넘치는 활약으로 속속들이 처리해 주고 있다.
 
인구 2만5000여 명의 화천군에는 약 1300여 명의 독거노인이 있다. 이 중에 올해 돌봄을 원하거나 필요로 하는 인원은 약 540여 명이다. 화천 곳곳에 있는 이들의 생활을 19명의 생활지원사들이 챙기고 있다.
 
지난 3일 오후 3시 강원 화천군 사내면의 한 주택에 사는 김 모(95) 어르신의 집에 김성애(55) 생활지원사가 찾아왔다. 김 모 어르신은 김 씨가 돌봄을 맡은 30명 중의 한 사람이다. 이날도 김 씨는 김 모 어르신의 집안 곳곳을 청소하며 말벗이 돼 주었다. 김 모 어르신은 “(김성애 씨) 이분이 딸 같아”라며 “면사무소에 볼일이 있으면 도와주고 병원에 가야 하면 같이 가주니까 마음이 편하지”라면서 “덕분에 어려움 없이 잘 생활하고 있다”고 고마워했다.
 
김 씨는 활동한 지 8년이 넘은 생활지원사다. 생활지원사란 노인성 질환을 앓고 있거나 홀로 사는 65세 이상 독거노인 중 일상생활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제공하는 업무수행 인력으로 보건복지부의 노인 맞춤 돌봄서비스 사업이다.
 
독거어르신들의 반응은 생활지원사들에 대한 고마움으로 이어진다. 이미경(52) 씨 등 생활지원사들의 경험담을 들어보면 “자식보다 낫다”, “가족도 아니지만 부르면 즉시 달려와 줘서 감사하다”, “이렇게 자주 와서 말벗해주고 전화도 매일 해주니까 고맙다”, “같이 밖에 나가면 가슴이 탁 트인다”라는 칭찬에서부터 “혼자서 온종일 말없이 지내다 보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난다”, “옛날처럼 가족이 오지 않아 잘 만나지 못하고 있다”, “자식에게 못 하는 말도 다 하고 속이 후련하다”는 등의 하소연들도 있다.
 
이러한 칭찬에 박혜숙(57) 화천군 전담 사회복지사는 “생활지원사들이 자식보다 나은 사랑을 듬뿍 담은 마음으로 독거어르신들을 찾아다닌 결과”라며 “독거어르신들 모두의 행복을 위해 매일 안부 전화하고 일주일에 한두 차례 이상 방문하는 생활지원사들에게 마음의 문을 여신 것”이라고 전했다.
 
화천군 역시 이들의 업무수행 능력을 높이는데 한몫하고 있다. 화천군은 위탁 운영하는 다른 지역과 달리 직영으로 운영하면서 이들의 처우개선에 노력하고 있다. 또한 이들의 돌봄 활동을 위해 각 읍·면에 차량도 지원하고 있다.
 
김근도 화천군 주민복지과장은 “생활지원사들이 독거어르신들에게 ‘자식보다 낫다’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듣는다”며 “독거어르신들이 (생활지원사와) 함께하다 보면 외로움이 해소되어 마음의 문을 열고 많은 말씀을 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최문순) 군수님이 생활지원사들에게 어르신들을 불편 없이 모셔야 한다고 항상 강조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군도 생활지원사들의 돌봄서비스를 통해 어르신들에게 조금이라도 행복을 드릴 수 있겠다고 생각하면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