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킬러서비스 없는 28㎓ 5G...와이브로 전철 밟지 않으려면
2022-07-15 00:10
김용희 오픈루트 전문위원 기고
작년 말부터 28㎓에 관한 논란이 언론을 통해 빈번히 나오고 있다. 대부분 기지국 설치를 얼마나 했는가? 의무 구축 이행률이 몇 % 수준이냐로 시작해 정부가 통신사를 봐주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하지만 지엽적으로 기지국 숫자가 몇 개인지, 통신사가 잘했냐 못했냐를 따지기 전에 왜 28㎓는 그동안 할당해온 다른 주파수 대역에 비해 논란이 많은지 고민을 해봐야 한다. 특히 내년이면 28㎓ 주파수 이용 기간이 만료된다. 단순한 재할당이 아닌 산업을 선도하기 위한 정책을 큰 틀에서 지금부터 준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5G 현황을 간단히 살펴보면 초기부터 낮은 품질에 대해 논란이 있었음에도 가입자는 꾸준히 증가해 왔다. 전체 통신시장 가입자 중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트래픽은 이미 4G의 2배 수준을 넘어섰다. 하지만 5G 서비스를 위해 정부가 통신사에 3.5㎓ 대역과 28㎓ 대역을 할당하였는데 28㎓ 대역에 훨씬 많은 대역폭이 할당되었음에도 실제 망 구축과 활용은 3.5㎓ 대역에서 이루어졌다. 3.5㎓ 대역은 망 구축 의무에 비해 3배 넘는 기지국을 구축하였지만, 28㎓는 의무 수량 대비 10%를 간신히 넘기는 수준이다. 5G 시장은 점차 성장하고 안정화 단계로 나아가고 있지만 이는 3.5㎓ 영역에 한정된 이야기다.
28㎓ 대역이 할당한 대역도 훨씬 큰데도 불구하고 왜 지난 3년간 활성화가 어려웠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18년 주파수 경매 당시 글로벌 5G 시장 선점을 위한 국가 간, 장비 제조사, 통신사 간 경쟁이 치열하였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 역시 28㎓ 대역대를 이용한 5G 상용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었다. 정부 역시 세계 최초의 5G 서비스 상용화를 위해 다른 주파수 대역에 비해 광대역, 짧은 이용 기간, 저렴한 대가 등을 통해 정책적으로 지원하였고, 통신사 역시 미지의 영역에 도전하고자 하였다. 이런 상황들이 종합되어 800㎒씩 할당받는 것으로 경매가 마무리된다.
2019년 4월에 기존 LTE와 유사한 서비스 공급이 상대적으로 수월한 3.5㎓부터 상용화와 B2C 서비스가 시작되었고 28㎓ 대역은 서비스를 위한 장비 개발 과정을 거쳐 2020년에 서비스 준비를 시작하였다. 이동통신사는 이 시기부터 이용자보다는 B2B 서비스를 중심으로 기술을 개발하게 된다. 당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도 2020년 10월 국정감사에서 28㎓ 대역은 B2B 서비스에 적합하다고 의견을 내면서 언론에서 쟁점이 되기도 하였다.
이런 과정을 통해 28㎓ 기지국이 본격적으로 구축되기 시작하였으나 C(콘텐츠)-P(플랫폼)-N(네트워크)-D(디바이스)가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B2B 사업도 쉽지 않았다. 28㎓ 대역에서는 전혀 수익이 발생하지 않았고, 결국 2020년 말에 28㎓ 주파수 이용권에 대해 이동통신 사업자는 손실처리를 하게 이른다. 그 후 정부가 28㎓를 활성화하기 위한 TF를 구성하여 다양한 시범사업을 추진하였으나 지하철 2호선 5G 와이파이 서비스를 위한 백홀망(와이파이 기지국과 기지국을 연결하는 망) 구축 사업을 제외하고는 의미 있는 서비스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리해보면 현재 28㎓는 킬러 서비스가 없고, 서비스 수요가 없다 보니 단말, 장비 생태계가 성장하기 어려우며,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는 28㎓를 활용하는 곳이 많지 않다 보니 예전에 실패한 서비스인 '와이브로'와 종종 비교되곤 한다. 외국 역시 28㎓보다는 3.5㎓ 대역대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28㎓ 필요성은 공감하나 아직은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판단할 수 있다.
따라서 28㎓ 대역에 대해서는 새로운 정책적 고민이 필요하다. 정부와 이동통신사 모두 28㎓ 대역의 불확실성을 어느 정도 감수한다는 전제하에 의사 결정에 따른 정책과 경영을 시행했으므로 예측에 실패한 데 대해서는 모두가 용인할 수 있어야 한다. 비난이나 비판을 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지금부터는 28㎓ 정책과 경영적 측면에서 불확실성과 위협이 눈에 보이는 시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 주파수 정책을 고수하는 것은 모든 이해 관계자들에게 치명적인 결과로 돌아올 수 있다. 따라서 불확실성을 용인했던 기존 정책을 수정해야 한다.
먼저 28㎓ 대역은 전국망이 아닌 특정 공간에서만 대상을 한정하는 공간망으로 새롭게 정의해야 한다. 이에 맞춰 제도도 새롭게 정비해야 한다. 정부에서는 5G 특화망이라고 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 새로운 주파수 대역을 공급하는 계획을 잡고 있다. 28㎓ 대역 역시 특화망 대역으로 편입하고 그에 맞도록 비면허 대역으로 전환하고 연구개발을 집중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요구된다. 이를 통해 다양한 플레이어들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실험하고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몇몇 이동통신사업자보다는 수십, 수백 개 사업자가 서비스를 개발한다면 의미 있는 서비스 출현을 기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ICT 환경은 급변하고 있으며 기술 발전이 빠르고 그만큼 새롭고 다양한 시도가 당연히 나온다. 따라서 이러한 기회를 제공하고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정부의 혁신적인 28㎓ 정책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나라 5G 현황을 간단히 살펴보면 초기부터 낮은 품질에 대해 논란이 있었음에도 가입자는 꾸준히 증가해 왔다. 전체 통신시장 가입자 중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트래픽은 이미 4G의 2배 수준을 넘어섰다. 하지만 5G 서비스를 위해 정부가 통신사에 3.5㎓ 대역과 28㎓ 대역을 할당하였는데 28㎓ 대역에 훨씬 많은 대역폭이 할당되었음에도 실제 망 구축과 활용은 3.5㎓ 대역에서 이루어졌다. 3.5㎓ 대역은 망 구축 의무에 비해 3배 넘는 기지국을 구축하였지만, 28㎓는 의무 수량 대비 10%를 간신히 넘기는 수준이다. 5G 시장은 점차 성장하고 안정화 단계로 나아가고 있지만 이는 3.5㎓ 영역에 한정된 이야기다.
28㎓ 대역이 할당한 대역도 훨씬 큰데도 불구하고 왜 지난 3년간 활성화가 어려웠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18년 주파수 경매 당시 글로벌 5G 시장 선점을 위한 국가 간, 장비 제조사, 통신사 간 경쟁이 치열하였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 역시 28㎓ 대역대를 이용한 5G 상용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었다. 정부 역시 세계 최초의 5G 서비스 상용화를 위해 다른 주파수 대역에 비해 광대역, 짧은 이용 기간, 저렴한 대가 등을 통해 정책적으로 지원하였고, 통신사 역시 미지의 영역에 도전하고자 하였다. 이런 상황들이 종합되어 800㎒씩 할당받는 것으로 경매가 마무리된다.
2019년 4월에 기존 LTE와 유사한 서비스 공급이 상대적으로 수월한 3.5㎓부터 상용화와 B2C 서비스가 시작되었고 28㎓ 대역은 서비스를 위한 장비 개발 과정을 거쳐 2020년에 서비스 준비를 시작하였다. 이동통신사는 이 시기부터 이용자보다는 B2B 서비스를 중심으로 기술을 개발하게 된다. 당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도 2020년 10월 국정감사에서 28㎓ 대역은 B2B 서비스에 적합하다고 의견을 내면서 언론에서 쟁점이 되기도 하였다.
이런 과정을 통해 28㎓ 기지국이 본격적으로 구축되기 시작하였으나 C(콘텐츠)-P(플랫폼)-N(네트워크)-D(디바이스)가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B2B 사업도 쉽지 않았다. 28㎓ 대역에서는 전혀 수익이 발생하지 않았고, 결국 2020년 말에 28㎓ 주파수 이용권에 대해 이동통신 사업자는 손실처리를 하게 이른다. 그 후 정부가 28㎓를 활성화하기 위한 TF를 구성하여 다양한 시범사업을 추진하였으나 지하철 2호선 5G 와이파이 서비스를 위한 백홀망(와이파이 기지국과 기지국을 연결하는 망) 구축 사업을 제외하고는 의미 있는 서비스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리해보면 현재 28㎓는 킬러 서비스가 없고, 서비스 수요가 없다 보니 단말, 장비 생태계가 성장하기 어려우며,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는 28㎓를 활용하는 곳이 많지 않다 보니 예전에 실패한 서비스인 '와이브로'와 종종 비교되곤 한다. 외국 역시 28㎓보다는 3.5㎓ 대역대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28㎓ 필요성은 공감하나 아직은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판단할 수 있다.
따라서 28㎓ 대역에 대해서는 새로운 정책적 고민이 필요하다. 정부와 이동통신사 모두 28㎓ 대역의 불확실성을 어느 정도 감수한다는 전제하에 의사 결정에 따른 정책과 경영을 시행했으므로 예측에 실패한 데 대해서는 모두가 용인할 수 있어야 한다. 비난이나 비판을 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지금부터는 28㎓ 정책과 경영적 측면에서 불확실성과 위협이 눈에 보이는 시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 주파수 정책을 고수하는 것은 모든 이해 관계자들에게 치명적인 결과로 돌아올 수 있다. 따라서 불확실성을 용인했던 기존 정책을 수정해야 한다.
먼저 28㎓ 대역은 전국망이 아닌 특정 공간에서만 대상을 한정하는 공간망으로 새롭게 정의해야 한다. 이에 맞춰 제도도 새롭게 정비해야 한다. 정부에서는 5G 특화망이라고 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 새로운 주파수 대역을 공급하는 계획을 잡고 있다. 28㎓ 대역 역시 특화망 대역으로 편입하고 그에 맞도록 비면허 대역으로 전환하고 연구개발을 집중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요구된다. 이를 통해 다양한 플레이어들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실험하고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몇몇 이동통신사업자보다는 수십, 수백 개 사업자가 서비스를 개발한다면 의미 있는 서비스 출현을 기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ICT 환경은 급변하고 있으며 기술 발전이 빠르고 그만큼 새롭고 다양한 시도가 당연히 나온다. 따라서 이러한 기회를 제공하고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정부의 혁신적인 28㎓ 정책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