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친문(친문재인)계로 알려진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일 직전 경기도지사를 지낸 이재명 상임고문 덕에 경기도에서는 이길 수 있었다는 평가를 두고 "그게 일반적일까"라며 "(당선된) 김동연 후보는 전혀 선을 긋고 이야기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정봉주 민주당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지방선거 패배 이후 당 내부에서 터져 나오는 '이재명 책임론'에 "당의 노선을 정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한 당 전체에 책임이 있다"고 반박했다. 당 안팎에서 '이재명 책임론'에 서로 엇갈린 의견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홍 의원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 후보는 어제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 이런 식으로 하면 민주당이 안 된다고 그랬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한 송영길 후보에는 "(우리 당) 서울 국회의원 49명 중 제가 알기로는 40명이 반대했다. 그 내용을 당에 전달했다"며 "그것을 완전히 무시하고 이렇게 출마한 것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이어 "전략공천위원회에서 컷오프(공천배제)를 했는데, 하루아침에 누군가의 영향력에 의해 결국 서울시장 후보가 됐다"며 "제가 그래서 당이 사당화됐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홍 의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욕과 선동으로 당을 사당화한 정치의 참담한 패배"라며 "대선 이후 '졌지만 잘 싸웠다'는 해괴한 평가 속 오만과 착각이 당에 유령처럼 떠돌았다"고 이재명 상임고문을 저격한 바 있다.

홍 의원은 "당이 대선에서 패배하고 나면 혼란에 빠지고 갈등과 이견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기에 당내 목소리를 수렴할 수 있는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든 뒤 당을 정비해야 한다. 그런데 비대위를 보면 어느 날 밀실에서 누가 임명하듯 그런 식의 비대위를 구성했다"고도 했다.

정봉주 위원장은 같은 날 오전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와 전화 인터뷰에서 '이재명 책임론'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 "(지선 패배가) 이재명 혼자만의 책임이냐"라며 "(책임론은) 이재명 의원에게 이번 전당대회에 나오지 말라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저도 이 의원이 전당대회에 나오는 것을 찬성하지 않는 사람이지만 어제 나오는 (책임론) 얘기를 보면 '이재명 당신 전당대회 나오지 말라. 우리가 당대표를 장악하고 공천권을 행사하겠다'는 얘기"라며 "반성하자고 하면서 누굴 지적하는 것은 당이 잘되는 것에 관심이 없고 당권을 장악하겠다는 의지"라고 일침했다.

정 위원장은 이 의원의 당권 출마와 관련,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낙연 전 대표 사례를 예로 들고 "개인적으로는 여당과 정치적으로 등을 지거나 적이 돼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굳이 당대표를 해야 될 필요가 있을까"라고 말했다. 당내 지지율이 탄탄하고 안정적인 대권주자인 이재명 의원이 굳이 당 대표가 돼 정치적 상처를 입을 필요는 없다는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