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이란 다야니'에 지급할 우리은행 횡령금 일부 지급

2022-05-10 14:32

회삿돈 614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된 우리은행 직원 A씨가 6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우리은행 직원이 횡령한 옛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 관련 배상금 730억원 중 일부를 최근 이란 다야니 가문에 지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배상금 일부를 다야니가에 전달했다"며 "나머지 금액 반환에 대해서는 현재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금액은 공표되지 않고 있으나 배상금 730억원 중 614억원 상당의 금액을 우리은행을 통해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지급된 돈은 엔텍합 소유주인 다야니 가문이 우리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국제중재소송(ISD)소송을 제기해 받기로 한 배상금이다. 엔텍합은 지난 2010년 대우일렉트로닉스 인수 우선협상자로 계약금 578억원을 채권단에 냈다가 계약이 무산돼 이를 몰수당한 바 있다. 이후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을 제기했고 2019년 말 최종 승소해 계약금을 돌려받을 수 있게 됐다.

우리은행은 엔텍합으로부터 몰수한 계약금에 이자(36억원)를 더한 614억원가량을 관리하고 있었으나 해당 업무를 맡고 있던 본점 기업개선부 차장급 직원 전 모씨가 2012년부터 6년 동안 이 돈을 모두 빼돌린 것으로 확인되면서 배상금 지급 이슈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한편 경찰 등에 따르면 우리은행 직원 전 모씨는 친동생 등 일당과 함께 횡령한 자금 중 일부를 선물옵션 상품에 투자해 318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전해졌다. 나머지 횡령금은 해외 송금되거나 본인이나 가족 명의 등으로 부동산 매입에 쓰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경찰과 금감원이 사건 경위와 은닉자금 파악 등 조사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