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美 '디시 네트워크' 5G 장비 계약 성사…조 단위 규모로 '역대 2번째'

2022-05-03 22:16
미국 4위 이통사에 공급… vRan 등 차세대 기술력 입증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초대형 장비 납품 계약을 따내며, 5G(5세대 통신) 초격차 기술력을 전 세계에 입증했다. 

삼성전자는 미국의 4위 이동통신사인 디시 네트워크(DISH Network)에 대규모의 5G 장비를 공급한다고 3일 밝혔다.

삼성전자는 디시 네트워크의 미국 5G 전국망 구축을 위한 5G 가상화 기지국(vRAN)과 다중 입출력 기지국(Massive MIMO radio)을 포함한 무선 기기 등 다양한 통신장비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 중 5G 가상화 기지국은 범용 서버에 소프트웨어를 탑재해 기지국 기능을 구현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초고속 데이터 트래픽 처리 능력과 안정적인 성능을 갖춰 효율적인 통신망 구축·운영을 지원하는 차세대 기술이라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디시 네트워크는 2023년까지 미국 인구 70%가 이용할 수 있는 5G 전국망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이들 장비를 활용할 예정이다.

디시 네트워크는 1980년 위성TV 서비스 기업으로 시작해 2020년 미국 전국 무선통신 서비스를 위한 주파수 라이선스를 확보하며 이동통신 시장에 진출했다. 버라이즌, AT&T, T모바일에 이은 미국 4위 이통사다.

삼성전자는 "디시 네트워크는 세계 이동통신 시장에서 이미 증명된 삼성전자의 5G 가상화 기지국 등 차세대 통신장비를 도입해 이른 시일 내에 안정적인 전국 통신망을 구축하며 본격적인 가입자 확보 경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와 디시 네트워크는 구체적인 계약 금액을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금액이 1조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번 수주는 이 회사가 맺은 미국 내 5G 통신장비 공급 계약 중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앞서 삼성전자는 2020년 미국 이동통신업계 1위 사업자인 버라이즌과 7조9000억원 규모의 5G 네트워크 장비 공급계약을 맺은 바 있다. 당시 이 계약은 한국 통신장비 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의 단일 수출 계약이었다.

삼성전자는 버라이즌뿐만 아니라 AT&T, 옛 스프린트(현재는 T모바일에 인수) 등 다른 미국 통신업체들이나 일본 2위 이동통신사 KDDI와도 5G 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대규모 통신망 구축 역량과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력을 바탕으로 영국, 캐나다, 뉴질랜드 등 새로운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글로벌 5G 시장 공략을 이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존 스위링가 디시 네트워크 최고운영책임자(사장)는 "삼성전자와의 협력을 통해 고객에게 더욱 우수한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고 향후 통신 경험을 더욱 풍요롭게 해주는 5G 기술 혁신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경훈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장(사장)은 "차세대 소프트웨어 기술력과 글로벌 상용 역량이 집약된 5G 가상화 기지국은 통신 시장 패러다임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며 "앞으로도 통신 기술의 발전이 가져올 무한한 가능성을 위해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의 DNA를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미국 콜로라도에 위치한 디시 와이어리스 본사 전경 사진=삼성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