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돋보기] BTS 병역 특례…이대남들 '불타 오르네'

2022-04-25 17:29
이대남 분노케 한 BTS 병역특례…해외 시상식 기준 삼을 땐 형평성 문제↑
英 가디언 "국회의 병역특례법 논의를 두고 한국인들 분열돼 있다"

그룹 BTS(방탄소년단) [사진=연합뉴스]

BTS(방탄소년단)와 같은 대중문화예술인에게도 병역 특례를 적용하는 일명 'BTS 병역특례법'이 이대남(20대 남성) 사이에 공정성·형평성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현재 병역 제도가 인정하지 않는 다른 국가 시상식을 병역 특례 기준으로 삼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단 이유에서다. 특히 입대를 당연시해왔던 BTS가 최근 태도 변화를 보여 이대남 분노에 기름을 붓고 있다.

최근 정치권이 BTS 멤버들의 군 면제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가운데, 남성 이용자가 많은 한 온라인 커뮤니티엔 "BTS 병역 특례 관련한 병무청 공식입장"이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앞서 글쓴이 A씨는 지난 13일 국민신문고를 통해 BTS 병역특례와 관련해 병무청 측에 민원을 제기했다. A씨는 병무청 공식입장을 듣기 위해 관련 담당자와 사전에 통화하고 민원까지 제기한 것이라고 밝혔다. A씨는 "작년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발의한 병역법 개정안에 따르면, 국제예술경연대회 등에서 입상할 경우 '예술·체육요원에 편입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미국 빌보드 차트 이외에 다른 해외 음원차트에서 1위를 기록한 가수에게도 병역특례를 적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4관왕에 오른 영화 기생충과 미국 크리틱스초이스 어워즈 외국어 드라마상을 수상한 오징어 게임 출연진들도 병역특례를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올 것"이라며 BTS 병역특례가 사회적 혼란을 부추길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병무청은 "BTS 등 대중문화예술인 예술체육 요원 편입 대상 확대는 '객관적 기준 설정, 형평성 등을 고려하여 관계 부처와 함께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 병무청 입장"이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라스베이거스 얼리전트 스타디움에서 공연을 하고 있는 그룹 BTS(방탄소년단) [사진=연합뉴스]

BTS 병역특례법은 여야가 작년부터 논의해왔지만, 공정성과 형평성을 근거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병역에 누구보다 민감한 이대남을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앞서 BTS는 정부와 여당이 대중문화예술 분야 우수자에 대한 군 징집 및 소집을 만 30세까지 연기할 수 있도록 병역법을 개정해 작년까지 활약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정치권에서 BTS의 병역 문제를 두고서 병역법 개정 논의가 오가자 사실상 BTS만을 위한 병역법 개정이 아니냔 쓴소리가 나온다.

또 군대에 가겠다던 BTS 멤버들의 미묘한 태도 변화도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앞서 멤버 슈가는 지난 2020년 6월에 내놓은 '어떻게 생각해?(What do you think?)'라는 곡에서 "군대는 때 되면 알아서들 갈 테니까"라고 입대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최근 BTS 멤버들 사이엔 태도 변화가 감지된다. 멤버 진(본명 김석진)은 지난 9일 라스베이거스 얼리전트 스타디움에서의 기자회견에서 병역과 관련한 질문에 "회사랑 많이 얘기했고 회사에 최대한 일임하는 쪽으로 얘기했다"며 두루뭉술한 입장을 취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국내에서 벌어지는 BTS 병역특례 논란을 두고 여론이 둘로 쪼개졌다고 표현했다. 가디언은 23일(현지시간) 'BTS 병역 논란으로 갈라진 한국'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국회의 병역특례법 논의를 두고 BTS 20대 멤버들을 2년간 군대에 보낼지, 아니면 눈부신 기여를 인정하고 특례를 인정할지를 두고 한국인들이 분열돼 있다"고 했다.

또 가디언은 북한과 대치 중인 한국에서 유명인이 병역을 기피할 경우 곱지 않은 시선을 버텨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가수 유승준(45·미국명 스티브 승준 유)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어 가디언은 유승준이 입대를 몇 달 앞두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가 추방됐으며, 아직도 한국에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올해 병역법이 불발될 경우, BTS 멤버들은 내년부터 차례로 입대해야 한다. 이 중 BTS 맏형 진은 1992년 12월 4일생으로 만 30세가 되는 내년에 가장 먼저 입대하게 된다.
 

[그래픽=아주경제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