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2030 女탈모 발생위험 높이는 유전자 발견
2022-03-23 15:19
특정 유전자에 단일염기다형성(SNP) 변이가 있는 20~30대 여성은 탈모 발생 가능성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간 연구가 드물었던 조기 여성형탈모증의 특성과 원인유전자를 분석한 결과가 나온 것으로 이를 바탕으로 젊은 여성의 탈모 발생위험을 예측하는 유전자 검사 알고리즘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권오상 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와 김종일 서울의대 생화학교실 교수 공동연구팀은 404명의 한국 여성을 대상으로 조기 여성형탈모증의 임상적 특성 및 유전자 변이에 대해 분석한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64명의 조기발생 여성형탈모증 환자군 및 341명의 대조군을 대상으로 두피와 모발의 상태를 측정하고 인구통계학적 특성을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환자군의 두피에서는 가려움증, 통증, 각질, 유분, 모낭염 등의 특징이 흔하게 관찰됐다. 환자군은 모발이 가늘며 두께가 불규칙했고, 앞머리·두정부·측두부에 전반적으로 모발 수가 적었다.
또한 환자군은 대조군에 비해 다낭성 난소증후군 및 여성형탈모증 가족력을 더 많이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PPARGC1A 유전자와 탈모증의 실제 연관성을 확인하기 위해 이 유전자가 PGC-1α 단백질을 부호화(encoding)한다는 점에 착안한 추가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에는 PGC-1α 단백질 발현 조절인자(ZLN005)와 함께 미녹시딜(발모제)이 양성대조군으로 사용됐다. 연구팀은 4개의 체외 모델 중 대조군 하나를 제외한 각각에 △미녹시딜 △조절인자 5㎛ △조절인자 20㎛를 처리했다.
그 결과, 대조군에 비해 미녹시딜 처리 모델에서는 모간이 유의하게 성장한 반면, 조절인자를 처리한 모델에서는 농도에 비례하여 5㎛ 처리, 20㎛ 처리 순서로 모간이 짧았다.
이는 조절인자의 양이 많을수록 PGC-1α 단백질이 늘어나 모간의 성장을 억제했기 때문이라고 확인됐다. 이로써 모간 성장 억제 기능을 가진 PGC-1α 단백질에 관여하는 PPARGC1A 유전자가 조기발생 여성형 탈모증의 가장 중요한 원인유전자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또한, 여성형 탈모증 가족력이 있는 환자는 PPARGC1A 유전자와 관련된 단일 염기다형성을 더 많이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즉 여성이라도 가족력이 있으면 탈모증이 발생하기 쉬우므로 더욱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한편, PPARGC1A 유전자에는 동아시아 여성에게 특이적으로 나타나는 단일 염기다형성이 포함됐다. 이에 한국인을 비롯한 동양인의 여성형 탈모증 발생 원인을 이해하는 데에 이번 연구가 특히 중요하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권오상 피부과 교수는 "이번 연구로 유전자의 기능을 조절하여 여성형 탈모증의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확인해 의미가 크다"며 "연구 결과를 토대로 주요 단일 염기다형성을 선별하여 여성의 탈모 발생 위험을 예측하는 유전자 검사 알고리즘을 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피부과학 연구저널인 '저널 오브 더마톨로지컬 사이언스(Journal of Dermatological Science)' 최신호에 온라인 출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