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열 다듬는 SK네트웍스, 최성환 사내이사 선임

2022-03-15 05:15
최 사업총괄 체제로 재정비···박상규 사장·이호정 본부장과 시너지 기대

올해 SK네트웍스의 본격적인 경영권 승계가 이뤄진다.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은 회사를 진두지휘하기에 앞서 이른바 ‘믿을맨’들과의 코워크를 통해 향후 신사업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부친인 최신원 전 회장 체제에서 본인만의 진용으로 조직을 재정비해 ‘최성환 체제’를 갖추려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SK네트웍스는 보유한 자사 주식을 처분하고 있다. 이는 지난 11일 공시한 자기주식 처분 결정에 따른 후속 조치다. 처분 목적은 ‘임직원에 대한 자기주식 상여 지급’으로 이날부터 오는 5월 13일까지 6만4479주를 매각한다는 계획이다. 처분 예상금액은 2억8500만원 수준이다.
 
주식을 지급하는 대상은 박상규 SK네트웍스 사장인 것으로 파악됐다. 통상 상여를 현금으로 지급하는 관례를 감안하면 이를 주식으로 대신하는 것은 다소 이례적이다. 업계에서는 최 사업총괄이 본격적인 경영권 승계가 이뤄지기 전 신규 체제의 핵심 역할을 할 박 사장에게 힘을 실어주려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향후 박 사장은 최 사업총괄의 새로운 체제가 자리를 잡기까지 든든한 파트너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지분 매각 안건은 오는 29일 예정된 정기주주총회에 앞서 이사회 승인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올해 SK네트웍스가 경영권 승계 작업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이 경우 박 사장이 보유한 SK네트웍스 지분은 1.17%에서 1.2%로 늘어난다. 현재 개인으로서 최대주주는 1.89%를 보유한 최 사업총괄이다. 사임한 최 전 회장은 아직 0.84%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 밖에 전체 주식에서 최대주주는 39.14%를 가진 SK㈜다.
 
최 사업총괄의 또 다른 믿을맨으로는 이호정 SK네트웍스 신성장추진본부장이 꼽힌다. 그는 이번 주총을 통해 약 1년 만에 SK네트웍스 사내이사에서 물러나게 됐다. 하지만 핵심 자회사인 SK렌터카의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 최 사업총괄이 계열사까지 아우르기 위한 중간다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SK네트웍스는 최 사업총괄을 이번 정기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겠다고 밝혔다. 최 사업총괄에 대한 본격적인 승계 작업을 진행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최 사업총괄을 사내이사로 선임해 기업가치 제고 및 지속 성장을 위한 실행력을 강화하려 한다”며 “최 사업총괄은 전략적 통찰력과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활용해 미래 유망 영역에 대한 10여 건의 초기 투자를 이끌어왔고, 블록체인 사업을 회사의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키워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정기주총에서 SK네트웍스는 정관변경 안건도 의결할 예정이다. 업계 전반 상황을 고려했을 때 ‘기업형 벤처투자회사(CVC)’를 설립하기 위한 포석일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 경우 블록체인 등 신성장 동력에 대한 투자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 [사진=SK네트웍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