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텐' 신성통상 2세 염상원, '가나안' 앞세워 지분 확대...승계 작업 속도
2022-03-09 06:00
패션 브랜드 '탑텐'과 '지오지아' 등을 보유한 국내 의류업체 신성통상의 승계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염태순 신성통상 회장이 일찌감치 장남인 상원씨를 중심으로 승계 구도의 밑그림을 그려왔는데, 염상원씨가 최대주주로 있는 가나안이 올 들어 신성통상 지분 확대에 나서면서 그룹 내에서 지배력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가나안은 지난 3일 신성통상 보통주 8만주를 장내 매수하는 등 올 들어 23차례에 걸쳐 250만주를 매수했다. 매입 금액만 총 89억원에 달한다.
지속적인 지분 매입으로 가나안이 보유한 신성통상 지분은 지난해 말 38.19%에서 현재 39.93%로 높아졌다.
가나안은 염 회장의 장남 상원씨가 지분 82.43%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신성통상의 지배구조는 ‘염상원→가나안→신성통상’으로 이어지는 형태다. 가나안이 신성통상의 지분을 늘리면 염상원씨의 지배력 또한 높아지는 구조다.
염 회장은 일찌감치 상원씨에게 회사를 물려주기 위해 후계구도를 구축해왔다. 2008년까지 가나안의 최대주주는 염 회장으로 71.0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2009년 가나안은 주식 수를 38만주에서 58만주로 늘렸고, 이 과정에서 염상원씨는 가나안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리는 동시에 82.43%의 지분을 증여받았다. 이로 인해 염상원씨는 단숨에 지배구조 최정점에 오르게 됐다.
신성통상 관계자는 “가나안의 주식매입은 주가 관리 차원일 뿐 다른 이슈는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주가 부양이라는 명목으로 장남의 지배력을 확대하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 내에서 염태순 회장의 지분율이 줄고 지배력이 낮아져 장남인 염상원씨에게 지분 승계가 끝났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