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영업익 23억 → 4월 한달 250억↑…신성통상 효자 된 토종 SPA 탑텐
2022-06-09 13:59
국내 토종 제조직매형(SPA) 브랜드 '탑텐'을 운영 중인 신성통상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본격적인 부활의 신호탄을 쏠 전망이다. 올해 1분기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시장의 우려를 샀지만, 2분기 들어 실적이 급증하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4월 한 달에만 당초 예상보다 큰 25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보이며 올해 회계연도 기준 1500억원 이상의 이익을 기록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오프라인 소비가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이 기간을 오히려 기회로 활용해 직영점 확대에 나선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신성통상, 올해 매서운 매출 성장세··· 영업이익 1500억원 찍나
신성통상 측은 아직까지 5, 6월 실적이 나오지 않은 만큼 전체 영업이익 규모를 예단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4월 매출이 잘 나온 것은 사실이지만 구체적 규모를 언급하긴 어렵다"며 "다만 올해 의류업계 업황이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가운데 탑텐 등 주요 브랜드 매출이 급성장하며 영업이익이 지난 회계연도 대비 크게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성통상은 최근 몇 년 사이 호재와 악재를 동시에 겪었다.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한창 벌어졌던 2019년에는 유니클로 등 외국 SPA 브랜드의 대체재로 주목받으며 제품 판매가 급증했다.
반전의 계기는 오히려 위기 속에서 나왔다. 신성통상은 코로나19 확산이 한창이던 2020년 대대적인 직영점 확대에 나섰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주요 거점에 공실이 다수 발생했고, 임대인들 역시 5~6개월 이상 임대료를 받지 않는 상황도 나타나며 이를 직영 채널 확대의 기회로 삼았다. 자사몰 등 온라인 채널에 집중한 타 브랜드와 달리 코로나19라는 위기를 활용해 공격적 전략을 채택한 셈이다.
◇직영채널 확대+보복소비 쌍끌이 효과
통상 의류업계에서는 소비자에게 제품을 직접 판매하는 채널을 늘릴수록 영업이익률이 상승한다. 중간 유통 과정을 거칠수록 수수료와 판관비가 증가하기 때문에 직영점을 늘리면 늘릴수록 이익률은 증가하는 구조다. 다만 예상보다 매출 성장세가 따라오지 않을 경우 직영점 확대로 인한 고정비로 인해 이익률이 감소하게 된다.
신성통상은 직영점 확대 전략으로 인해 영업이익률에서 유의미한 상승세를 기록한 것으로 관측된다. 2021년 하반기 신성통상은 약 7432억원의 매출과 79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에는 매출 636억원, 영업이익 314억원을 올렸다. 이 기간 영업이익률은 4.9%에서 10.6%로 증가했다.
신성통상의 공세 전략은 코로나19 완화와 함께 실적이라는 결실로 돌아오고 있다. 주요 브랜드인 탑텐 직영점이 1년 사이 100여개 이상 늘면서 매출이 급증했다. 여기에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며 소위 '보복소비'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는 평가다.
회사 관계자는 "다른 내수 패션 브랜드도 성장하고 있고,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수출 역시 회복되고 있으나 실적 증가의 주된 요인은 SPA 브랜드인 탑텐"이라며 "지난해 직영점을 대거 늘리면서 오프라인 지점이 주력으로 자리잡았고, 여기에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 완화로 유동인구가 증가하며 매출 성장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이던 2020년부터 적극적으로 직영점을 늘린 결과 현재 탑텐 직영점은 500여개까지 늘어났다"고 덧붙였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미 지난해부터 신성통상이 올해 1000억원 이상의 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측해왔다. 유성만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9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탑텐 및 주요 브랜드들의 직영점 확대 및 브랜드 인지도 증가로 인한 성장세 지속으로 레비러지 효과가 기대된다"며 "코로나19 백신 접종율 증가로 수출 OEM 쪽 주문 정상화와 생산라인의 가동율 회복, 내부 구조조정 완료로 인한 수익성 향상 등 전반적인 실적이 개선돼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