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50층 마천루' 재건축 초읽기...한강 르네상스 부활 신호탄?

2022-03-06 18:00
35층 룰 폐지에 압구정·용산·여의도·성수 기대감
한편엔 신중론...대선·지선 후 '올 하반기' 본격화

서울 송파구 잠실 인근 한강변 아파트 단지 전경[사진=최지현 기자]


서울시가 지난 3일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서울플랜)'에서 한강변 35층 높이 제한을 풀기로 한 결정에 주요 재건축 사업장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과거 50층 이상 재건축 계획을 검토한 바 있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 영등포구 여의도동, 용산구 이촌동, 성동구 성수동 등을 중심으로 해당 발표에 따른 수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6일 서울권 정비업계는 저마다 '긍정적인 신호탄'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내는 한편 이달 대통령선거와 오는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 이후까지 기다려봐야 한다며 말을 아끼기도 했다. '2030 서울플랜' 발표 이후 8년 동안 기다려왔던 '한강변 50층 재건축' 염원에 한발짝 다가갔지만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는 반응인 것이다. 

여의도 인근 한 재건축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오 시장이 과거 '한강 르네상스 계획'(2006~2011년) 당시 마스터플랜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음을 재확인했다"면서 "여의도에서는 여의도중·고등학교를 중심으로 양 끝단의 층고가 단계적으로 높아지는 'V자' 형태에 따라 재건축 대상지 양 끝단에 각각 위치한 시범아파트와 목화·서울아파트 등이 무난하게 50층으로 재건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한강 르네상스 계획 당시 50층 재건축 사업에 가까웠던 성수전략정비구역과 동부이촌동 소재 사업장들은 '아직은 민감한 얘기'라며 조심스러워 하면서도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성수전략정비구역에 소재한 한 재개발조합 관계자는 "낙관적으로 보고 있지만, 지구단위 용역과 2040 서울플랜에 대한 서울시 공문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성수)1~4구역 모두 서울시나 성동구에 50층 설계도면을 이미 올려 놓은 상황이기에 방침만 확정된다면 협의 과정에서 어려울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촌동 왕궁아파트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35층 이상 재건축은 (지역 조합들의) 희망사항인데, (이번 발표가) 희망적인 메시지인 것은 분명하다"면서 "각종 행정 절차를 감안한다면 연말엔 확정 발표가 날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다만 230~250%대에 묶여 있는 이 지역 용적률을 지적하며 관련 발표가 없다는 점엔 아쉬움을 표했다. 기존 15층으로 유지된 한강변 전면 하한 층고를 상향하는 방안이 나오길 바란다는 것이다. 

실제 일부 단지에선 올 하반기 본격적인 재건축 활성화를 기대하며 사전 작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촌동 재건축 대장주인 한강맨션은 올해 초 시공사인 GS건설 측에서 '68층' 수준의 설계 가안을 받아놓은 상황이다. 

꾸준히 49층 재건축 계획을 추진해왔던 압구정 역시 마찬가지다. 신현대9·11·12차 총 1924가구로 구성된 압구정2구역은 이미 지난 1월 현상설계 공모에서 건축 규모를 최고 49층으로 명시했다. 2019년에도 49층 계획을 추진했던 압구정 최대 재건축 조합인 3구역 역시 이번 발표와 향후 공개될 지구단위계획을 함께 확인한 후 올해 하반기 (35층 이상) 설계공모 발주 조건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안중근 조합장은 "꾸준히 시에 49층 재건축을 건의해온 만큼 일단 주민들은 이번 발표를 적극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라면서 "지구단위 계획 확정고시와 신속통합기획, 분양가 상한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등 문제를 일관성 있게 검토한 후속 대책 역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당초 45층 높이로 계획했다 심의에 부딪혔던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와 최근 '일부 50층' 건축심의를 통과한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는 시간을 두고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반포 1‧2‧4주구 조합 관계자는 "모두가 35층 이상 재건축을 원하며, 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다"면서도 "현재 임박한 정비계획 변경 총회를 먼저 진행한 후 여러 여건을 열어 놓고 관련 계획을 수립할 만한 시간적 여유는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정복문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조합장은 "지금으로선 너무 앞서갈 수 없다"면서 "(이번 발표를) 당장 사업계획에 반영하긴 어렵지만 6월 지선 이후 후속 대책을 확인하고 검토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