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증시전망] 소나기냐 장마냐 예측 불가능 증시… 변동성 장세 이어질 것

2022-02-27 16:20

 

지난 2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전광판 앞을 지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27.96포인트(1.06%) 오른 2676.76에 장을 마쳤고,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24.77포인트(2.92%) 오른 872.98에 마감했다. [사진=연합]


이번 주 주식 시장은 변동성 장세가 전망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충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장 분위기도 급격히 냉각되고 있어서다. 또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연준 인사들의 발언이 이어질 예정인 만큼 눈치보기 장세 또한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주가가 하락한다 해도 이익모멘텀이 강한 업종은 반등 역시 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또 코로나19의 풍토병과를 뜻하는 엔데믹(Endemic·주기적 유행)에 접어들고 있어 리오프닝(경기재개) 관련주도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 25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7.96포인트(1.06%) 상승한 2676.76으로 마감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제재 수위가 예상보다 낮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반발매수세가 유입된 탓이다. 하지만 지난 한 주(21~25일)간 지수는 전주 대비 2.46%(67.76포인트)가 하락했다. 우크라이나발 이슈가 부각되면서 외국인과 기관의 이탈이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지난 주 개인은 1조8511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조4605억원, 5707억원을 순매도 했다.
 
◆무력충돌‧금리인상… 변동성장세 이어질 것
 
금융투자업계는 코스피 전망 밴드를 일제히 하향 조정하면서 이번 주도 우크라이나발(發) 우려에 따른 변동성 장세를 전망 중이다. 실제 하나금융투자는 이번 주 예상 밴드도 2600~2720포인트를 제시했는데 이는 전 주(2700~2820포인트) 대비 100포인트 이상 하향 조정한 수치다. NH투자증권도 예상밴드로 2540~2700포인트를 내놨다. 이는 전 주(2650~2830포인트) 대비 110~130포인트가 낮은 수준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군사적 긴장이 더 고조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1980년 이후 지정학적 이벤트에 따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의 평균 하락률은 -3.8%로 현재 코스피 조정폭과 거의 부합하는 수준”이하며 “하지만 신흥국 주식시장이 리스크에 더 취약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변동성이 한차례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전쟁 이슈는 예측의 영역을 벗어난 범주”라며 “이번 주 국내 증시는 관련 뉴스 플로우에 변동성 높은 장세가 연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러시아에 대한 제재안이 현재보다 더 확대될 경우 증시는 더 큰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까지 발표된 서방의 대(對) 러시아 제재가 소위 ‘장남감 권총(peashooter)’이라고 비난받고 있는 가운데, 키예프가 곤란에 처할 경우 보다 강력한 제재가 불가피하다”며 “현재 금융시장의 극단적 위험회피가 진정되고 있으나 변동성 확대국면이 더 연장될 가능성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준의 금리인상도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인상 속도와 강도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고 경제지표 부진, 우크라이나 사태 등이 가세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높은 변동성을 유지하고 있다”며 “3월 초중반까지는 증시 변동성 확대를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경민 연구원은 코스피의 경우 실적전망 하향조정과 수급불안 등으로 2600선의 하향이탈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도 “최근 연준 내부에서 매파적 컨센서스를 주도하는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우크라이나 침공 당일 진행된 연설에서 3월 50bp 인상론을 아무렇지 않게 언급하기도 했다”면서 “그렇다면 낙폭과대 매력만을 쫓아 종목을 매집하는 것은 위험이 따를 소지가 다분하다”고 말했다.
 
◆하락세는 언젠가는 멈춘다…실적주‧리오프닝 관련주 주목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주가의 급격한 조정을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경민 연구원은 “3월 중 변동성 확대는 비중확대 기회”라면서 “날이 따뜻해지고, 코로나19가 진정되며 글로벌 금융시장과 코스피를 괴롭혀왔던 악재들이 완화되고, 긍정적인 변화가 많아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국 금리인상 부담은 3월 16일(한국시간 17일 새벽 4시) 3월 FOMC를 통해 진정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고, 코로나19 진정에 따른 경기회복이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에서다.
 
이어 이경민 연구원은 “3월 FOMC 전후 코스피가 2600선을 이탈할 경우 비중확대 전략이 유효하다”면서 “올해 이익모멘텀이 강하고, 글로벌 병목현상 완화, 경기회복의 수혜가 예상되는 반도체, 자동차, 2차전지와 금리인상 우려 완화 시 차별적인 이익모멘텀과 성장성을 재평가 받을 인터넷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우크라이나 리스크 등으로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할 경우를 대비한 방어적인 업종 전략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영환 연구원은 “원자재 수급 불안 상황에서 기업들은 원재료 재고 확충에 적극적일 공산이 크다”며 “이러한 상황이 유리하게 작용하는 분야는 해운이며 둘째는 대외 영향을 덜 받는 내수 분야”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선을 앞두고 여야 후보들이 적극적인 내수부양 의지를 드러낸 만큼 수혜가 기대되는 업종과 리오프닝 관련주에 대한 관심도 필요해 보인다. 김영환 연구원은 “민주당 국민의힘 양당 후보들은 50조원 규모의 자영업자 소상공인 지원 등 과감한 재정지출 확대를 공약 중에 있다”며 “투자자들에게는 의류, 유통, 음식료 등 내수분야가 상대적으로 안전하게 여겨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 “엔데믹 전환을 대비한 리오프닝 관련주도 주목해야 한다”면서 “세계적인 흐름을 감안하면 한국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감소 이후에는 엔데믹 전환에 동참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도 리오프닝 관련주를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도 3월말을 전후로 미국과 유럽의 사례를 따라갈 가능성이 농후하다”면서 “오프라인 소비 관련주 중 여행, 레저, 유통 등의 서비스업과 함께, 의류, 화장품, 음식료 업종이 그 대상”이라고 말했다. 또 “글로벌 병목현상 완화 기대감이 확대중인 만큼 IT 하드웨어(H/W)와, 자동차‧부품, 철강 및 금속 화학 등의 소재업종에 주목해야 한다”며 “러시아발 에너지 공급 우려를 감안해 친환경 에너지 관련주의 선전도 함께 예상해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