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선 4만 달러도 붕괴? 흔들리는 비트코인

2022-01-09 14:53
카자흐스탄 악재까지 겹쳐

비트코인 가격이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9일 비트코인의 가격은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으로 4만2000달러까지 떨어지면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 3개월 전 최고점에 비해서는 무려 42%나 하락한 것이다. 이더리움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유니스왑과 같은 인기 있는 디파이 코인들도 가격 하방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에 맞서기 위해 긴축으로 돌아서면서 위험자산들의 가격은 흔들리고 있다. 비트코인이 일주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연준이 예상보다 빨리 시장에서 유동성을 거둬들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주 수요일 발표된 중앙은행의 12월 회의 의사록은 연준이 예상보다 더 빨리 금리를 인상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대차대조표 축소의 가능성도 시사했다. 

밀러타박 플러스 코(Miller Tabak + Co)의 매트 말레이 수석시장전략가는 "연준이 좀 더 공격적으로 나오게 될 경우, 암호화폐를 포함한 위험자산은 더욱 취약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마이크 맥글론은 4만 달러는 비트코인 가격의 가장 중요한 기술적 지지선이 될 것이라고 보았다. 이어 "암호화폐는 현재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 감소를 보여주는 가장 좋은 바로미터다"라면서도 "이후 세계가 더욱 디지털화되고 코인이 기준 담보가 되면서 결국 비트코인이 다시 부각되는 날이 있을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실제 코로나19 대유행 동안 기관과 개인투자자들이 암호화폐 시장에 더욱 관심을 보였다. 이어 비트코인은 더욱 주류로 진입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그러나 연준이 매파적으로 돌아선 시점에서 암호화폐 시장도 단기적 하락은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대형 암호화폐를 추적하는 블룸버그 갤럭시 크립토 인덱스는 연초 대비 약 10% 정도 하락했다. 블록포스 캐피털의 에릭 얼빈 최고경영자(CEO)는 이 같은 동반 하락이 '미니 약세장'의 시작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 그래도 변동성이 큰 암호화폐 시장은 주말 거래량 감소 등으로 더욱 크게 흔들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맷 후건 비트와이즈 CIO는 연준이 경기부양 철회에 더욱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암호화폐 가격이 하락하는 것은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경기 침체는 상황을 반전시키는 데 도움을 줄 분명한 단기 촉매제가 없기 때문에 한동안 이 같은 약세가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았다. 그러나 그는 "암호화폐의 펀더멘털은 가격이 흔들리는 와중에도 그 어느 때보다 튼튼하다"면서 "장기적으로 보면 펀더멘털이 승리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세계 2위 비트코인 채굴지로 꼽히는 카자흐스탄의 인터넷 폐쇄도 암호화폐 가격에 부담을 키웠다. 앞서 많은 채굴자들은 중국의 암호화폐 채굴이 금지되면서 카자흐스탄으로 본거지를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