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in Trend] ③ 메타버스 타고 미래로, 세계로…7년뒤 1000조원 시장

2021-12-20 00:30
메타버스에 올라탄 IT기업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0월 28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의 사명을 '메타'로 변경한다고 공식 발표했다.[사진=아주경제 DB]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기업 페이스북은 최근 메타버스 사업 확대 의지를 담아 사명을 ‘메타’로 바꾸고, 메타버스 사업을 적극 확장하고 있다. 인수 금액은 밝히지 않았지만, 사명 변경 직후 가상현실(VR) 운동 애플리케이션 개발 기업인 ‘위딘’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메타가 VR 기기 판매를 위한 오프라인 매장을 열 계획이 있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메타의 향후 사업 전략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메타가 기존 페이스북·인스타그램 이용자들을 고정 고객으로 확보할 것으로 봤다. 이들을 메타버스 플랫폼에 ‘록인(lock-in)’시키면 추가 서비스 이용 등이 증가하면서 수익성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절반의 고객은 이미 확보한 셈이다. 메타는 플랫폼 접속에 필요한 VR 헤드셋을 보다 가볍고 편하게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실제로 허욱 메타코리아 대외정책 총괄 상무는 지난 9일 열린 ‘2021 가상융합경제 활성화 포럼 콘퍼런스’를 통해 “대부분 VR 헤드셋은 무겁고 오래 착용하면 불편하기 때문에 사용자가 더 편하게 착용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제품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캐나다 지역만을 대상으로 제공되는 메타버스 플랫폼 ‘호라이즌 월드’ 서비스도 앞으로 대상 국가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페이스북이 회사 이름까지 바꿔가며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메타버스의 시장 성장 전망도 긍정적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리포트앤드데이터(Reports and Data)는 전 세계 메타버스 시장 규모가 지난해 481억2000만 달러(약 57조원)에서 오는 2028년 8723억5000만 달러(약 1035조원)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연평균 성장률이 44.1%에 이른다.

◆ IT업계, 너도나도 ‘메타버스’ 사업

국내 기업들도 새 먹거리로 부상한 메타버스를 주목하며 관련 사업을 본격 확대하고 있다.

SKT는 지난 7월 메타버스 기반 소셜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인 ‘이프랜드’를 선보였다. 여러 기업·기관과 제휴해 이프랜드를 각종 행사 채널로 사용할 수 있도록 활용성을 높이는 데 힘쓰고 있다. 성균관대 세계 백일장 대회, 삼성전자 갤럭시 폴더블데이 등이 모두 이프랜드에서 열렸다. 최근엔 TV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가수들의 콘서트 무대가 생중계되기도 했다.
 

SKT 이프랜드 예시[사진=SKT]


KT도 메타버스 솔루션을 대거 출시할 계획이다. 가정에서 즐길 수 있는 사용자(B2C) 운동 지도 서비스뿐 아니라 스포츠·엔터테인먼트 등 기업(B2B) 대상 서비스도 포함된다. LG유플러스는 숙명여대 캠퍼스를 메타버스 공간에 만들고 지난달 여기서 대학 축제가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지원했다.

네이버는 업계 톱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를 필두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서 지난 8월 미국 캘리포니아에 첫 해외 법인을 세웠다. 글로벌 이용자를 대상으로 마케팅을 보다 체계화하려는 전략이다. 제페토는 크리스티앙 루부탱·구찌, 등 명품 브랜드와 협업 활동을 선보였고 나이키·MLB·DKNY 등 스포츠·패션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을 만큼 인기가 뜨겁다.

◆ 물건 사고파는 ‘커머스’ 기능 추가돼야···“메타버스, 새롭지 않다” 주장도

일회성으로 끝나는게 아닌, 운영 지속성을 유지하는 게 관건이다. 이를 위해 플랫폼 안에서 기업과 개인, 개인과 개인 간 물품을 사고팔 수 있는 생태계가 조성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현재는 커뮤니티, 엔터테인먼트 등 초기 기능만 탑재돼 있지만 앞으로 메타버스 플랫폼에 커머스(구매·판매) 기능이 추가되는 방향으로 발전하게 될 것”이라며 “안전한 거래를 위해 어떤 보안을 적용하고 어떤 거래 수단을 활용할지 등은 앞으로 논의돼야 할 사항”이라고 봤다.

경쟁력 있는 콘텐츠로 플랫폼 접근성을 높일 필요성도 있다. 이상직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핵심(키)은 얼마나 자주, 얼마나 오랫동안 구매력이 있는 사람들을 플랫폼 안에 묶어둘 수 있는지 여부”라며 “플랫폼에서 선보인 킬러 콘텐츠가 성공적이면 비즈니스를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저절로 유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메타버스는 신기술이 아니라 또 다른 마케팅 전략이라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대 교수는 “메타버스는 사람이 모이는 일종의 커뮤니티 공간에 불과하다”며 “페이스북·네이버·카카오·싸이월드 등 업체들이 제공하는 채팅 등 기존 서비스가 메타버스에서 제공하는 기능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했다.
 

[그래픽=김효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