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오미크론 우세종 된다"…전세계 확산 방지 비상

2021-12-13 16:37
빠른 감염속도에 전세계 63개국서 나타나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B.1.1.529, 오미크론)이 전 세계 63개국으로 확산했다. 델터 변이가 여전히 우세하기는하지만, 각국은 확산 속도가 빠른 오미크론 감염 상황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로고[사진=로이터·연합뉴스]



12일(이하 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는 브리핑을 통해 지역감염이 발생한 국가들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델타 변이보다 더 빠르게 전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오미크론 변이가 델타 변이 대신 우세종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12월 9일 기준 오미크론 변이 감염 사례는 전 세계 63개국에서 나타났다고 밝혔다. 

WHO는 "델타 변이에 감염된 사람들이 적은 남아프리카공화국 뿐만 아니라 영국과 같이 이미 델타 변이가 확산된 국가들에서도 오미크론이 델타 변이보다 더 빠르게 전파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현재 사용 가능한 자료들을 감안할 때 지역 감염이 일어나고 있는 국가들에서 오미크론 변이는 델타 변이를 제치고 우세종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밝혔다.

한편 오미크론의 증상이 델타에 비해 덜 심각할 수도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남아공에서 나타난 초기 자료와 유럽연합(EU)·유럽경제지역(EEA)에서 나타난 자료에 따르면 모든 오미크론 증상이 경미하거나 무증상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관련 자료가 제한적인 수준이라 확실한 결과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현재까지 63개국에 오미크론이 퍼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확실하게 오미크론 변이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게놈 검사가 필요한데 이 검사는 결과가 나오기까지 2~3일이 소요되기 때문에 오미크론 변이를 실시간으로 추적하기는 쉽지 않다.

10일 기준 미국에서는 텍사스주, 조지아주, 루이지애나주, 플로리다주를 포함해 미국 남부를 중심으로 총 25개 주에서 43명이 오미크론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로셸 월렌스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10일 백악관 코로나19 브리핑에서 "미국의 25개 주에서 오미크론 변이를 확인했으며, 보건 당국은 앞으로 몇 주 동안 이 숫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다.

CDC는 아직 델타 변이가 전체 코로나 감염의 약 99%를 차지하고 있다며, 미국 내에서는 델타 변이가 우세종이라고 말했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 역시 ABC 방송에 출연해 12일 현재까지 미국 내 오미크론 관련 확진 사례가 140건 이하라며, 델타 변이가 아직까지 미국 내에서 우세종이라는 발언에 힘을 실었다.

미국 내 코로나 누적 확진자는 12일(이하 현지시간) 기준 5000만명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자도 80만명을 넘어섰다. 국제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는 이날 미국 내 코로나 누적 확진자가 5080만1455명, 사망자가 81만7956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미국 외에 영국 역시 오미크론 변이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12일 영국 매체 가디언은 최근 며칠 간 여러 일화를 통해 오미크론 변이가 영국에서도 퍼져나가고 있을 수 있다고 확인했다고 언급했다. 같은 날 BBC와 스카이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저녁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텔레비전(TV) 생중계로 긴급연설을 진행하고 '오미크론 비상사태(Omicron Emergency)'를 선포했다. 

이날 존슨 총리는 "오미크론 해일(a tidal wave of Omicron)이 오고 있다는 것에 어떠한 의심의 여지도 없다"면서 현재 자국 내 오미크론 감염자가 2~3일 간격으로 2배씩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2차례의 백신 접종만으로는 필요한 만큼의 (코로나19) 보호를 제공하기에 충분치 않다"면서 "다만 좋은 소식은 부스터샷을 맞으면 보호 수준을 다시 높일 수 있다고 과학자들이 확신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국 스코틀랜드에서도 확진자는 늘어나고 있다. 10일 니컬라 스터전 영국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은 현재 스코틀랜드 내에서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사람이 110명으로 확인되었다며, 10일 전만 해도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인원은 9명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팀 스펙터 킹스칼리지런던 유전역학교수는 "델타 변이에 비해 (오미크론 변이에서) 확실히 다중 감염 사례가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이날 가디언에 밝혔다. 그는 "델타 변이의 경우 같은 모임에 참석한 사람들 전부를 감염시키지는 않았으며, 6명 중 1명 꼴로 사람들을 감염시켰다"라면서도 오미크론 변이의 경우 감염자가 늘 수 있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유럽 내에서 오미크론 변이의 전파력이 높다는 보도가 늘어나고 있다. 노르웨이 오슬로에서는 한 식당에서 열린 파티에 참석한 111명 중 80명이 감염된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이들 대부분은 오미크론 변이로 확인됐다. 독일에서도 부스터샷까지 맞은 관광객 7명이 남아공을 방문한 후 모두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에서 존슨 영국 총리를 비롯해 스터전 영국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 파우치 NIAID 소장 등은 부스터샷을 통해 오미크론 돌파 감염을 막을 수 있다며 백신 접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