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세계박람회는 경제올림픽…'교통물류 중심' 부산이 최적지"

2021-11-23 05:00
김영주 2030부산세계엑스포 유치위원회 위원장
항만·공항·철도 인프라에 국제행사 경험 풍부…유치 경쟁력 충분
43조 생산유발 효과·선진기술 홍보의 장…한국 발전상 공유할 것

김영주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 위원장이 서울 종로구 디타워에 있는 유치위 사무처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세계박람회는 '경제올림픽'이자 '문화올림픽'입니다. 개최 국가에 큰 도약의 계기가 되고 나아가 인류 미래에 해답을 주는 세계 행사이기도 합니다."

2030년 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유치전에 나선 김영주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 위원장(70). 김 위원장은 최근 아주경제 인터뷰에서 박람회 의미에 관해 이같이 밝혔다. 

우리나라 제2 도시인 부산은 올해 중반 세계박람회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다. '등록 박람회' 도전이다. 국제박람회기구(BIE)가 공인하는 박람회는 주제 제한 없이 5년마다 6개월에 걸쳐 열리는 '등록'과 등록 박람회 사이에 3개월간 열리는 '인정박람회'로 나뉜다. 위상과 경제적 효과가 더 크고 '세계(World)' 호칭을 붙이는 게 등록 박람회다. 유치 경쟁도 그만큼 치열하다.

김 위원장은 부산이 역사와 인프라 측면에서 유치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자신했다. 그는 "부산은 대한민국이 경제원조를 받던 최빈국에서 공여국으로 성장해온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도시"라며 "인프라와 유치 경험 측면에서도 경쟁력이 높다"고 했다.

다음은 김 위원장과 나눈 일문일답.

2030년 세계박람회 유치에 나선 이유는.

"세계박람회는 올림픽·월드컵과 더불어 3대 국제행사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또한 '경제올림픽'이자 '문화올림픽'으로 불린다. 세계박람회는 6개월에 걸쳐 열린다. 그래서 경제·산업·문화·관광 등 사회 전반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올림픽이나 월드컵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국가브랜드 제고를 통해 대한민국 위상 강화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성공한 박람회로 평가받는 2010년 중국 상하이세계박람회는 관람객 7300만명을 동원했다. 경제적으로는 48조원 상당 생산유발 효과와 63만명 고용창출 효과 등을 거뒀다.

2030년 세계박람회 유치에 성공하면 우리나라는 3대 국제행사를 모두 개최한 세계 7번째 나라가 된다. BIE가 공인하는 국내 첫 등록 박람회이기도 하다. 대전(1993년)·여수(2012년) 박람회는 인정 박람회였다." 

많은 도시 가운데 왜 부산인가.

"부산은 세계 7위 컨테이너항인 부산항을 비롯해 공항·철도 등 인프라가 잘 갖춰진 교통물류 중심지다. 국제행사 개최 경험도 풍부하다. 충분한 개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한국의 성공적인 발전상을 상징하는 도시로서 세계박람회 개최에 최적지다. 한국이 경제원조를 받던 최빈국에서 공여국으로 성장해온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도시다. 한국 발전상과 박람회 주제인 '세계의 대전환'이라는 주제를 잘 보여줄 수 있는 곳이다.

부산세계박람회 주제는 '세계의 대전환,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항해(Transforming our world, Navigating toward a better future)'다. 부제는 △자연과의 지속가능한 삶(Sustainable living with Nature) △인류를 위한 기술(Technology for Humanity) △돌봄과 나눔의 장(Platform for Caring and Sharing)이다.

부산세계박람회는 3대 주제를 통해 미래 인류 발전에 기여하고, 밝은 미래를 지향하고자 한다. 경제성장 경험을 활용한 가교 역할도 할 것이다. 한국은 전쟁 폐허에서 개발도상국, 이어 선진국으로 진입한 나라다. 전쟁 아픔으로 원조를 받던 수혜국에서 세계 10대 경제 강국으로 성장한 만큼 우리 발전 과정을 개도국에 공유하며 그들에게 희망과 도전 메시지를 전하겠다." 

'경제올림픽'인 세계박람회의 사회·경제적 효과는.
 
"세계박람회는 2주 내외 짧은 기간에 끝나는 올림픽과 달리 6개월에 걸쳐 행사를 진행한다. 따라서 파급 효과도 다른 국제 행사보다 크다.

현재 경제적 효과를 분석하는 용역을 진행 중이다. 결과는 연말에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2016년 산업연구원은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로 43조원에 달하는 생산유발과 18조원 상당 부가가치 유발, 50만명 고용창출 효과 등을 거둘 것으로 예측했다.

기술을 홍보하는 장이기도 하다. 한국의 선진 정보통신기술(ICT)·제조업 기술 발전상을 세계에 알리고, 메타버스·인공지능(AI)·블록체인 등 차세대 기술을 우리 기업이 선도할 기회가 된다.
 
국가브랜드 제고로 산업계가 누릴 부가적 효과는 측정하기 어렵지만 아주 중요한 효과다. 세계박람회로 우리 기업 제품의 이미지도 향상할 것이다.

외교적으로는 대한민국 발전상을 세계에 알리는 기회다. 전 지구적 문제에 관한 해법을 세계인과 모색하고 인류에 새로운 미래상을 제시하는 명실상부한 세계 선도국가로 도약할 계기가 된다."

국가균형발전 측면에서도 도움이 되나.

"심각한 수도권 집중 문제와 이에 따른 사회·경제적 문제 해결을 위한 촉매제가 될 수 있다. 국가균형발전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국민 삶의 질 향상에도 이바지할 수 있다고 본다. 부산시를 중심으로 부·울·경(부산·울산·경남) 메가시티 논의가 추동력을 가지고 나아간다면 보다 더 균형 있는 국토발전이 이뤄질 수 있다."
 

김영주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 위원장이 서울 종로구 디타워에 있는 유치위 사무처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가장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도시는.
 
"2030년 세계박람회 유치 신청은 지난 10월 29일 마감됐다. 부산은 6월 23일 신청서를 냈고 러시아 모스크바(4월 29일)·이탈리아 로마(10월 7일)·우크라이나 오데사(10월 15일)·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10월 29일)도 신청했다.

1906년과 2015년 밀라노에서 세계박람회를 연 이탈리아를 제외한 모든 국가가 등록 박람회 개최를 위한 첫 번째 신청이다. 따라서 유치에 총력을 다할 거로 예상한다.

러시아는 2010년 세계박람회 유치 신청부터 네 번 연속 도전이다. 여러 차례 유치를 위해 노력해 온 노하우가 있다. 이탈리아 수도인 로마는 세계적 관광 도시라는 장점이 있다.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오일 머니' 자금력을 내세워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한다. 우크라이나는 알려진 정보가 적어 복병이 될 수 있다. 모두 만만치 않은 경쟁 상대다."

유치국 선정까지 2년가량 남았다. 어떻게 준비 중인가.

"세계박람회 유치 장소는 개최 도시 인지도 외에도 주제 차별성과 경쟁력, 정부·민간 외교 역량, 국민 지지도와 열정 등 다양한 요소로 결정한다. 범국가적 역량을 결집해 국내 첫 등록 박람회 유치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BIE 총회는 매년 6월과 12월 두 차례 열린다. 오는 12월 BIE 총회에서 유치 신청국들이 첫 경쟁 프레젠테이션(PT)을 한다. 내년 상반기에는 유치계획서를 BIE에 제출하고, 하반기에는 BIE 측 현지실사가 있다. 개최지 결정은 2023년 6월쯤으로 예상한다.

우선은 PT에 신경 쓰고 있다. 12월 열리는 제169차 총회부터 최종 개최지 결정까지 총 4~5회에 걸쳐 모든 신청국이 170개 BIE 회원국을 상대로 PT를 한다. 유치 홍보 효과를 극대화할 전략적 PT안을 마련 중이다.

유치계획서와 현지실사도 중요하다. 유치계획서는 박람회 개최 기본 계획이자 개최지 결정에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된다. BIE가 제시한 항목에 따라 충실히 작성하되 한국과 부산만의 강점을 보여줄 차별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현지실사 또한 준비에 만전을 기할 것이다.

정부와 함께 회원국별 지지 성향을 파악해 맞춤형 유치 교섭 활동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한 범정부유치지원위원회가 만들어졌다. 국가적 추진체계 확립에 따라 본격적인 유치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세계박람회는 기업 지지도 중요하다고 하는데.

"그 어떤 국제 행사보다 적극적으로 기업과 협력하고 있다. '기업들과 함께 준비하는 박람회'라고 할 정도다.

유치위도 기업과 활발히 소통·협력해 위원회를 구성했다. 국내 5대 그룹인 삼성전자·현대자동차·SK·LG·롯데 총수가 유치위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사회인 집행위원회에는 포스코·한화·GS·현대중공업·신세계 등 10대 그룹 사장이 모두 참여했다. 
 
중견기업도 함께하고 있다. 지난달 바이오협회·반도체산업협회 등이 참여한 한국산업연합포럼(KIAF)과 세계박람회 유치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주요 산업별 중견기업과 협력할 발판을 마련했다.

현재 우리 기업의 해외 인프라·네트워크를 활용한 홍보와 국가별 유치 교섭 활동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협의 중이다. 유치 활동 전반에서 기업 역할이 중요한 만큼 더 많은 기업과 협력할 것이다."
 

김영주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 위원장이 서울 종로구 디타워에 있는 유치위 사무처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