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이후 증시 어디로] FOMC·헝다리스크에 갈 곳 잃은 증시 뾰족한 수가 안보인다
2021-09-23 00:10
국내 증시가 그야말로 ‘시계제로’다. 추석 연휴를 맞아 국내 주식시장 휴장이 이뤄진 반면, 중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 금융시장은 악재들이 잇달아 터지면서 시장 분위기를 더욱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지루한 박스권에서 소폭의 등락을 진행해왔던 국내 증시도 적지 않은 영향이 불가피해 보인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시의 바로미터 중 하나인 뉴욕증시가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의 부동산 기업인 헝다 리스크와 공개를 앞두고 있는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발언 등이 투자심리를 강하게 옥죄고 있기 때문이다.
2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50.63포인트(0.15%) 하락한 3만3919.84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3.54포인트(0.08%) 내린 4354.19로 마감했다.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4거래일 연속 마이너스 행보를 이어갔다. 반면 나스닥지수는 32.49포인트(0.22%) 오른 1만4746.40으로 거래를 종료하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헝다 리스크 확대냐 안정이냐 우려 교차
그간 글로벌 금융시장은 중국의 헝다 그룹이 오는 23일 도래하는 채권 이자를 내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에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왔다. 다만 헝다그룹이 거래가 정지된 ‘20헝다04’ 채권과 관련해 23일 이자를 지급하겠다는 공문을 발표하며 리스크가 완화돼 투자심리도 다소 안정감을 찾는 분위기다. 또 다수 전문가들이 헝다 사태가 시스템 리스크로까지 번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 점도 다소 위안거리다.
다만 중국 정부의 움직임이 규제 완화보다는 확대 쪽으로 치우친 추세인 데다, 중국의 부동산 리스크가 ‘우려’에서 ‘문제가 확인’됐다는 점에서 투자심리에 미칠 영향은 적지 않은 상황이다.
◆FOMC 불확실성 시장에 압력으로 이어지나
우리나라 시간으로 23일 새벽에 나오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FOMC 정례회의 결과 역시 시장의 흐름을 결정지을 전망이다. 특히 FOMC 결과 발표를 앞두고 늘 시장 경계감이 고조돼왔고, 이 같은 흐름이 다음 FOMC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현재 국내외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FOMC가 아닌 오는 11월에 열릴 FOMC에서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일정을 발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 보도에 따르면 시장 전문가 3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다수의 전문가들은 오는 11월 FOMC에서 테이퍼링 착수를 공식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국내 코로나19 확진자수가 지난달 2만명 수준에서 20만명 수준으로 급증한 상황인데다 8월의 경제데이터는 전반적으로 위축세가 확연하다. 이런 경제환경변화로 9월 FOMC가 다시 불확실성이 돼버린 상황”이라며 “시장이 싫어하는 것은 확정된 악재보다 오히려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시장을 바라보는 분위기의 변화다. 시장에 대한 믿음이 클 경우 주식이 하락할 경우 매수하는 전략이 통했지만 최근 미국 시장 분위기로는 그렇지 않다는 거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 증시가 전일 하락을 뒤로하고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기는 했으나 여전히 전망에 대한 불안감이 이어지며 혼조세로 마감했다”면서 “과거와 달리 ‘하락시 매수’ 전략 영향력이 약화 되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헝다그룹 이슈의 확대 가능성, FOMC에서의 덜 비둘기적인 정책 발표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