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검찰, 멍완저우 화웨이 CFO 범죄 소명 부족“... 캐나다 재판부 의문 제기

2021-08-18 15:24
헤더 홈즈 판사 "HSBC은행 직원들, 화웨이-스카이콤 관계 이미 알아"
미국 검찰 주장 모순점 지적... "멍 부회장, 스카이콤 규정 준수도 약속"

멍완저우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캐나다에서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의 미국 송환을 둘러싼 공판이 치열하게 진행되는 가운데, 미국 검찰의 주장이 타당하지 않다는 캐나다 재판부의 지적이 나왔다. 검찰은 멍 부회장이 홍콩 소재 자회사 스카이콤과의 관계를 속이고 HSBC은행과 거래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화웨이뿐만 아니라 HSBC은행 직원 다수가 두 회사의 관계를 알고 있었다고 캐나다 판사는 지적했다. 또한 멍 부회장이 스카이콤으로 인해 위험에 빠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은행에 약속한 점도 검찰 측 주장과 모순된다고 밝혔다.

최근 중국 IT 전문매체 판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대법원의 헤더 홈즈 판사는 멍 부회장의 미국 송환 관련 공판에서 미국 검찰 주장에 의문을 제기하고, 더 많은 법적 근거를 제시하라고 주문했다.

검찰은 멍 부회장이 이란 통신업체와 거래하기 위해 홍콩 소재 자회사인 스카이콤을 내세웠고, 스카이콤을 지배한다는 사실을 숨긴 채 HSBC은행과 거래했다는 혐의를 적용했다. 

그러나 헤더 홈즈 판사는 검찰 측 주장의 타당성이 부족하다고 봤다. 그는 “수년이 지난 후에 실제로 발생한 피해는 없었고, 피해를 입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기업에서 (화웨이와 스카이콤 관계에 대한) 모든 사실을 알고 있는 직원이 다수 있는 것으로 보이는 경우가 흔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는 화웨이 주장에 손을 들어주는 발언이다. 멍 부회장 측 변호인은 그동안 “프레젠테이션, 회사 내부 이메일을 보면 HSBC은행은 화웨이와 스카이콤의 관계를 알고 있었다”고 강조해왔다.

헤더 홈즈 판사는 멍 부회장이 스카이콤이 HSBC은행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미국 법률과 규제, 수출 통제 요건을 준수하도록 하겠다고 은행에 약속한 점도 미국 검찰의 주장과 모순된다고 지적했다. 화웨이가 스카이콤을 지배하고 있지 않다면, 멍 부회장이 어떻게 스카이콤의 규정 준수를 은행에 약속할 수 있었냐는 말이다.

헤더 홈즈 판사는 “글로벌 은행이 화웨이의 통제 하에 있지 않은 다른 기업의 규정 준수에 대해 단 한 사람(멍 부회장)의 확신에 의존하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 의사결정으로 볼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홍콩 소재 영자신문 아시아타임스 또한 HSBC은행이 스카이콤과 오랫동안 계좌를 유지했고, 화웨이 그룹에 이 회사를 포함해왔다는 새로운 증거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HSBC는 고객 신원 확인(KYC), 돈세탁 방지 실사를 통해 스카이콤이 화웨이 관계사라는 걸 알 수 있었다. 헤더 홈즈 판사는 HSBC은행이 피해자인지, 공범인지 명확히 구분해달라고 미국 검찰에 요구했다. 

멍 부회장은 2018년 12월, 홍콩에서 멕시코로 향하던 중 캐나다 밴쿠버 공항을 경유하다가 체포됐다. 미국 검찰은 캐나다 법무부에 멍 부회장의 송환을 요구했다. 멍 부회장 측 변호인단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멍 부회장을 (중국과의) 협상 카드로 사용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