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각자 가던 길 간다...'국제질서 훼손vs체제전복 시도' 강대강 대결
2021-07-27 10:02
"외교 무대서 보기 드문 공개 비판...미·중 관계 개선 기대감 낮춰야"
4개월여 만에 마주 앉은 미국과 중국이 결국 협력 가능성을 찾지 못했다. 양국의 대화는 각자의 입장만을 되풀이하며 '강대강 대결'로 마무리됐다.
26일(이하 현지시간) 중국 톈진(天津)을 방문한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이 셰펑(謝鋒) 중국 외교부 부부장(대미 업무 담당 차관급)과 왕이(王毅) 외교부장 겸 외교담당 국무위원을 연이어 대면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미국 측은 중국과의 협력 가능성을 모색해보겠다며 지난 1월 20일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최고위급 인사인 셔먼 부장관을 중국으로 보냈지만, 결과적으로 미·중 양국은 서로 깊은 갈등의 골만을 확인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폭넓은 문제에 대해 진솔하게 논의했다는 점에서 이날 회담은 미·중 양국이 대화 채널을 열어두는 일의 중요성을 보여줬다"면서 "양국은 미·중 관계를 책임감 있게 관리할 수 있는 조건을 설정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성명에 따르면, 셔먼 부장관은 중국 당국과 △기후 위기 △마약범죄 △북한·이란에서의 핵무기 비확산 △아프가니스탄과 미얀마 등 지역 문제 등에 대한 협력의 중요성을 확인했다.
아울러, 이날 셔먼 부장관은 최근 중국의 행보가 미국과 동맹·협력국의 가치와 이익에 배치될 뿐 아니라 규칙 기반 국제사회 질서를 훼손한다는 우려도 표명했다.
구체적으로 미국 측이 우려를 표명한 사안은 각각 △홍콩의 민주주의 탄압 등의 인권 침해 △신장 위구르족 자치구에서의 집단 학살과 반인도적 범죄 △티베트에 대한 학대 △언론의 자유 축소 △사이버 공격 △대만 해협과 남·동중국해 갈등 문제 등이다.
또한 셔먼 부장관은 중국 당국이 국제사회의 '코로나19 기원 2단계 조사'를 거부하는 입장에도 거듭 우려를 표명했으며, 전날 셰 부부장이 요구한 일부 조건에 대해서도 협상 사안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전날 셰 부부장은 멍완저우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인도 요구 철회와 중국 공산당원과 가족, 유학생 등에 대한 비자 제한 제재 해제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프라이스 대변인은 다수의 미국·캐나다 시민이 중국에 구금됐거나 출국 금지 조치를 받고 있다는 사례를 들어 해당 요구에 맞대응했다.
셔먼 부장관은 전날 회동 직후 AP와의 전화 대담을 통해 "중국이 자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지만, 이는 국제 규범에 부합해야 하며 타국에도 상처를 입히지 않아야 한다"면서 "인권은 단지 내부의 문제가 아니라 중국도 서명했던 '유엔(UN) 인권선언'에 따른 전 세계적 약속이라는 것을 이해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셔먼 부장관은 이어 "미국이 어떻게든 중국의 협력을 간청하고 있다는 일각의 비판은 잘못된 묘사(characterize)"라면서 "중국이 다음 단계를 위해 어떻게 준비할지 결정하는 것은 중국의 몫"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왕이 장관은 셰 부부장에 이어 강한 어조로 미국의 행보가 자국에 대한 내정 간섭이라고 비난했다.
중국 외교부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날 왕 부장은 셔먼 부장관을 통해 미국 측에 3가지의 요구사항을 제시하며 자국에 부과한 일방적인 제재를 가능한 빠르게 철폐할 것을 촉구했다.
각각은 미국이 △중국의 사회주의 노선과 체제에 대한 도전과 전복을 시도해선 안 되며 △중국의 발전 과정(중국의 현대화와 중국인의 더 나은 삶 추구)을 방해하지 말고 △중국의 영토 보전과 국가 주권을 침해해서도 안 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왕 부장은 신장 위구르족·티베트·홍콩 문제는 인권과 민주주의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과 대만이 자국의 영토라는 점을 주장하면서 미국이 관련 약속을 신중히 준수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26일 로이터는 이날 고위급 회담의 공동 성명을 발표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미·중 정상의 양자 회담을 논의했다는 조짐도 없다는 점에서 미·중 관계는 교착 상태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매체는 이어 "양국이 각각 발표한 성명문은 상대방에 대해 공격적일 뿐 아니라, 외교 무대에서 보기 드물 정도의 공개적인 비판을 담고 있다"면서 "양국은 지난 3월 미국 알래스카에서 열린 1차 고위급 회담 당시의 적대감을 드러내진 않았지만, 어떤 협상도 하지 않았으며 각자의 기존 요구사항만을 고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미국 정책연구소인 독일마샬펀드(GMF)의 보니 글레이저 아시아프로그램 국장은 "양측이 일정한 형태로 외교적 관계(Diplomatic Engagement)를 유지한 것은 중요한 일"이라면서도 "양국이 톈진 회담에서 후속 회의나 지속적인 대화를 진행하기 위한 합의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이는 향후 미국의 동맹국과 협력국(파트너)을 불안하게 만들 것"이라면서 "이들 국가는 미·중 관계가 더욱 더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전문가인 미국 전략국제연구센터(CSIS) 소속 스콧 케네디 수석 고문 역시 "현재로서는 미·중 어느 쪽도 양국의 협력에 대한 이점을 찾지 못했다"면서 "양측이 가까운 시일 안에 공통점을 찾고 관계를 안정시킬 것이란 기대감을 낮춰야 한다"고 전망했다.
26일(이하 현지시간) 중국 톈진(天津)을 방문한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이 셰펑(謝鋒) 중국 외교부 부부장(대미 업무 담당 차관급)과 왕이(王毅) 외교부장 겸 외교담당 국무위원을 연이어 대면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미국 측은 중국과의 협력 가능성을 모색해보겠다며 지난 1월 20일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최고위급 인사인 셔먼 부장관을 중국으로 보냈지만, 결과적으로 미·중 양국은 서로 깊은 갈등의 골만을 확인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폭넓은 문제에 대해 진솔하게 논의했다는 점에서 이날 회담은 미·중 양국이 대화 채널을 열어두는 일의 중요성을 보여줬다"면서 "양국은 미·중 관계를 책임감 있게 관리할 수 있는 조건을 설정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성명에 따르면, 셔먼 부장관은 중국 당국과 △기후 위기 △마약범죄 △북한·이란에서의 핵무기 비확산 △아프가니스탄과 미얀마 등 지역 문제 등에 대한 협력의 중요성을 확인했다.
아울러, 이날 셔먼 부장관은 최근 중국의 행보가 미국과 동맹·협력국의 가치와 이익에 배치될 뿐 아니라 규칙 기반 국제사회 질서를 훼손한다는 우려도 표명했다.
구체적으로 미국 측이 우려를 표명한 사안은 각각 △홍콩의 민주주의 탄압 등의 인권 침해 △신장 위구르족 자치구에서의 집단 학살과 반인도적 범죄 △티베트에 대한 학대 △언론의 자유 축소 △사이버 공격 △대만 해협과 남·동중국해 갈등 문제 등이다.
또한 셔먼 부장관은 중국 당국이 국제사회의 '코로나19 기원 2단계 조사'를 거부하는 입장에도 거듭 우려를 표명했으며, 전날 셰 부부장이 요구한 일부 조건에 대해서도 협상 사안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전날 셰 부부장은 멍완저우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인도 요구 철회와 중국 공산당원과 가족, 유학생 등에 대한 비자 제한 제재 해제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프라이스 대변인은 다수의 미국·캐나다 시민이 중국에 구금됐거나 출국 금지 조치를 받고 있다는 사례를 들어 해당 요구에 맞대응했다.
셔먼 부장관은 이어 "미국이 어떻게든 중국의 협력을 간청하고 있다는 일각의 비판은 잘못된 묘사(characterize)"라면서 "중국이 다음 단계를 위해 어떻게 준비할지 결정하는 것은 중국의 몫"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왕이 장관은 셰 부부장에 이어 강한 어조로 미국의 행보가 자국에 대한 내정 간섭이라고 비난했다.
중국 외교부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날 왕 부장은 셔먼 부장관을 통해 미국 측에 3가지의 요구사항을 제시하며 자국에 부과한 일방적인 제재를 가능한 빠르게 철폐할 것을 촉구했다.
각각은 미국이 △중국의 사회주의 노선과 체제에 대한 도전과 전복을 시도해선 안 되며 △중국의 발전 과정(중국의 현대화와 중국인의 더 나은 삶 추구)을 방해하지 말고 △중국의 영토 보전과 국가 주권을 침해해서도 안 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왕 부장은 신장 위구르족·티베트·홍콩 문제는 인권과 민주주의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과 대만이 자국의 영토라는 점을 주장하면서 미국이 관련 약속을 신중히 준수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외교 무대서 보기 드문 공개 비판...미·중 관계 개선 기대감 낮춰야"
26일 로이터는 이날 고위급 회담의 공동 성명을 발표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미·중 정상의 양자 회담을 논의했다는 조짐도 없다는 점에서 미·중 관계는 교착 상태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매체는 이어 "양국이 각각 발표한 성명문은 상대방에 대해 공격적일 뿐 아니라, 외교 무대에서 보기 드물 정도의 공개적인 비판을 담고 있다"면서 "양국은 지난 3월 미국 알래스카에서 열린 1차 고위급 회담 당시의 적대감을 드러내진 않았지만, 어떤 협상도 하지 않았으며 각자의 기존 요구사항만을 고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미국 정책연구소인 독일마샬펀드(GMF)의 보니 글레이저 아시아프로그램 국장은 "양측이 일정한 형태로 외교적 관계(Diplomatic Engagement)를 유지한 것은 중요한 일"이라면서도 "양국이 톈진 회담에서 후속 회의나 지속적인 대화를 진행하기 위한 합의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이는 향후 미국의 동맹국과 협력국(파트너)을 불안하게 만들 것"이라면서 "이들 국가는 미·중 관계가 더욱 더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전문가인 미국 전략국제연구센터(CSIS) 소속 스콧 케네디 수석 고문 역시 "현재로서는 미·중 어느 쪽도 양국의 협력에 대한 이점을 찾지 못했다"면서 "양측이 가까운 시일 안에 공통점을 찾고 관계를 안정시킬 것이란 기대감을 낮춰야 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