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냉전 프레임에 불편한 中 "왕이 방러, 북중러 연대 강화 아니야"

2023-09-19 11:22
서방, '한·미·일 vs 북·중·러' 신냉전 구도 부각 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왼쪽)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18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만나 회담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중국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러 이후 서방 언론들로부터 제기된 ‘한·미·일 대 북·중·러’ 신냉전 프레임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국제사회에서 ‘왕따’로 취급받는 북한과 한데 묶여 거론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는 모습이다. 최근 미국, 러시아와 고위급 회담을 이어가며 반(反)서방 전선에 앞장서기보다는 미국과 관계 개선을 하며 북·러를 제어하는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도 보인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18일 “일부 서방 언론들은 김 위원장의 방러와 왕 부장의 방러 시기가 맞물린 것을 두고 중·러·북 연대 강화를 위한 포석으로 해석하고 있는데, 이를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며  “이는 중국과 러시아, 북한 등 서방 국가의 견제와 탄압에 직면한 국가들을 세계를 위협하는 집단적 권력의 축으로 낙인찍으려는 의도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북·중·러가 밀착하고 있다는 평가는 동북아에서 신냉전 구도를 만들려는 미국의 의도라는 것이다.
 
매체는 또 “중국은 외교관계에서 동맹보다는 협력을 강조하며, 세계 모든 국가와 평화적으로 공존하는 것을 목표로 포괄적 외교를 실천하고 있다”면서도 “동시에 우리는 중국에 대해 우호적인 모든 국가와의 관계, 특히 러시아와의 관계를 공고히 할 것이며, 외부의 악의적인 언사에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를 방문 중인 왕이 중국 외교부장(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당 외사판공실 주임)이 오는 21일 18차 중·러 전략안보회의에 참석하는 것에 대해서 매체는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동북아 지역을 둘러싼 한미일 협력, 정의롭고 공정한 국제질서를 요구하는 신흥국들의 집단적 부상 등 복잡한 국제환경 속에서 중국과 러시아는 세계 강대국으로서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며 “어떤 의미에서 중·러 관계는 지역뿐만 아니라 국제사회 전체의 평화와 안정에 근본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러시아와의 관계를 이어가는 한편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도 힘쓰는 모습이다. 왕 부장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을 벌이기 하루 전 미국 측 카운터파트인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몰타 회동을 했다. 이어 왕 부장 대신 유엔 총회에 참석할 예정인 한정 중국 부주석이 18일(현지시간) 블링컨 장관과 뉴욕에서 별도 회담을 가졌다.

미·중, 중·러 간 고위급 회담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다음달 중·러 정상회담, 11월에는 미중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