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내 산지 태양광발전소, 토사유출 등 안전조치 미흡...대책마련 시급

2021-08-17 08:56
경기도, 시군 · 한국전기안전공사 등과 합동점검 결과 발표
중규모 산지 태양광발전소 74개소 중 37개소 개선 조치 등

경기도청 전경 [사진=경기도 제공]

경기도 내 산지에 설치된 중규모 태양광발전소 대부분이 토사유출 등 자연재해에 취약,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법령 개정 등 보다 강력한 대책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17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지난 6월부터 7월까지 시군 산지관리 부서·한국전기안전공사와 합동점검반을 구성해 설비용량 500kW를 초과하는 중규모 산지 태양광발전소 74개소(10개 시군)에 대해 점검을 실시, 이가운데 37개소에서 안전표지판 미설치, 토사유출 등 지적사항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특히 도는 점검과정에서 재해방지를 위해 전기사업 개시 전 개발행위 준공검사를 완료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 이와 관련된 전기사업법 개정을 중앙정부에 건의했다

합동점검반은 주로 △모듈파손 및 지지대, 인버터 내부 결속상태 △배수시설, 토사유출 및 누수 △고압 안전표지판 설치여부 △사고발생 시 신속한 대응을 위한 발전소 정보안내 표지판 설치 여부 등을 점검해 미흡한 부분이 발견된 37개소에 시정을 요청했다.

조치 유형별로는 △발전소 안내표지판 설치 28건 △고압표지판 설치 6건 △배수로 정비 4건 △지지대 보강 4건 △사면보호 4건 △울타리 보강 3건 등이다.

일부 태양광발전소에서는 지지대 외부 노출과 경사면 토사유출 등이 확인돼 산지관리법에 따른 재해방지 및 하자보수명령 7건을 조치했다.

연천군 A태양광발전소의 경우 발전소 입구에 안내표지판을 설치하지 않았고 배수로 설치가 미흡해 지반이 침식되고 있었으며 이에 도는 사업자에게 안내표지판을 부착하도록 하고 해당 군에 산지전용준공지 하자보수명령을 요청했다.

여주시 B태양광발전소에서는 기초지지대가 외부에 노출돼 있었고 지반침식도 일어나 기초지지대 보수공사와 지반 보수공사 조치 명령을 해당 시에 주문했다.

발전사업자가 재해방지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산지전용 허가 취소, 태양광발전사업의 중지, 시설물의 철거 등 조치가 가능하며 하자보수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시·군 산지부서가 대행자를 지정해 예치된 하자보수 보증금으로 보수를 진행하게 된다.

한편 도는 이번 합동점검 이후 전기사업 개시 전 개발행위 준공검사가 선행되도록 지난 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전기사업법 개정을 건의했다.

일부 태양광발전소가 개발행위 준공검사를 받지 않고 한국전력공사와 전력수급 계약 후 수익을 창출하는 사례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현재 태양광발전소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국토계획법)에 따라 공사가 완료되면 준공검사를 실시해 배수로 적절 시공 여부, 토사유출 가능성 등 안전성을 평가하나 현행 전기사업법 제9조에 따른 전기사업 개시신고 시에는 개발행위 준공검사를 선행해야 할 의무가 없다.

결국 준공검사 전 전력수급 계약을 하고 준공검사를 받지 않은 채 사업을 개시하는 사례가 발생해 설비의 안전성이 평가되지 않아 재해발생 가능성이 상존한다는 것이 도의 판단이다.

이에 도는 전기사업법 제9조에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56조에 따라 개발행위허가를 득한 자는 같은 법 제62조에 따른 개발행위 준공검사를 받은 후 사업을 시작하여야 한다”는 조항을 신설할 것을 건의했다.

김경섭 도 기후에너지정책과장은 “산지 태양광발전소 재해방지를 위해 관계기관과 협력해 나갈 것”이라며 “법적인 미비점은 중앙정부에 개선을 건의하는 등 도민의 안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