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트디즈니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가 오는 11월 한국에 상륙한다. 막강한 콘텐츠로 무장한 디즈니플러스의 상륙으로 미디어시장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특히 국내에서 넷플릭스가 1강 체제를 유지할 수 있을지 여부, 디즈니플러스가 인터넷TV(IPTV) 3사 중 어느 곳과 제휴를 맺을지가 주요 관전 포인트다.

밥 차펙 월트디즈니컴퍼니 최고경영자는(CEO)는 지난 12일 글로벌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한국을 포함한 대만, 홍콩 등 8개국에서 11월 중순 디즈니플러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에서는 10월 중 일반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추가해 서비스를 확장할 예정이다.

디즈니플러스는 디즈니, 픽사, 마블, 스타워즈, 내셔널지오그래픽, 심슨 시리즈 등 다양한 영화·TV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스트리밍 서비스다. 현재는 북미와 유럽 아시아 등 전 세계 61개국 21개 언어로 서비스 중이다.

콘텐츠 왕국으로 불리는 디즈니플러스는 국내 OTT 업계의 절대강자인 넷플릭스의 아성을 무너뜨릴 유일한 사업자란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디즈니플러스는 출시 1년 10개월 만에 전 세계 유료 가입자 1억 1600만명을 끌어모았다. 넷플릭스는 2017년 3분기 1억명을 돌파한 이후 2020년 4분기에 전 세계 유료 가입자 2억명을 돌파했다.

애플리케이션(앱) 분석 기업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으로 넷플릭스의 국내 월간 사용자 수는 831만명이다. 웨이브(313만명), 티빙(264만명), U+모바일tv(195만명), 왓챠(138만명), 시즌(134만명)이 뒤를 잇고 있다.

디즈니플러스의 국내 진출로 콘텐츠 업계엔 순풍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디즈니플러스가 넷플릭스와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에 나설 경우 국내 콘텐츠 제작사의 몸값이 치솟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반면, 국내 토종 OTT는 긴장하는 모양새다. 국내 OTT 관계자는 “넷플릭스는 자본력을 바탕으로 국내 콘텐츠 시장을 장악했는데 디즈니플러스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보인다”면서 “OTT 생태계가 다양해지는 효과는 있겠지만, 국내 OTT의 입지는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당장 디즈니플러스가 오는 11월 출시 시점에 자체 앱만 공개할 것인지 혹은 IPTV사와 손을 잡고 브라운관 서비스까지 제공할지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 과거 넷플릭스의 경우 자체 앱을 우선 공개한 뒤 유료방송사업자와 제휴를 맺으면서 국내에서 영향력을 넓혀왔다.

IPTV 3사 중 디즈니플러스와의 제휴에 가장 근접한 회사는 LG유플러스로 꼽힌다. LG유플러스는 지난 6일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디즈니플러스와 공급 계약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의 콘텐츠 공급 계약도 IPTV 3사 중 가장 먼저 체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