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돋보기] 세종시 친환경 종합타운 설치 간담회장서 벌어진 격렬한 반대 시위
2021-07-20 10:16
간담회 도중 이춘희 세종시장에 무릎 꿇은 주민 A씨···"시장님, 살려주세요"
현지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폐기물처리시설 희망 지역이 없어서 재공모 절차까지 거친 끝에 전동면 송성리를 후보지로 선정했지만, 현지인들은 물론 인근 지역 주민들도 반대하고 있다. (가칭) 친환경종합타운이라는 미명 아래 추진되는 이 사업은 주민들의 계속된 반발로 제동이 걸린 상태다. 시는 전동면 송성리에 하루 400t급 폐기물을 처리하고 80t의 음식물 쓰레기를 자원화할 수 있는 친환경 종합타운을 조성할 계획으로 추진 중이다.
19일 오후 4시 전동면 아람달 교육관에서 열린 친환경 종합타운 설치 관련 주민 간담회가 열렸다. 간담회에 앞서, 전동·연서면 주민들은 "소각장에 불과한 시설을 친환경 종합타운이라는 시설로 대시민 사기로 홍보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240억원을 투입해 수영장, 헬스장, 찜질방 등 주민편익시설 등을 설치해 친환경 시설로 만든다는 계획이지만, 주민들은 "이름만 바꾼 폐기물 처리시설에 불과하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집회·시위가 8월까지 진행되는 것으로 접수됐고, 이날 참석한 주민들은 경찰 추산 80명이다. 간담회 장소에는 폐기물 처리시설 설치를 비판하는 수십 장의 현수막이 게시됐고, 이춘희 세종시장은 간담회장 입구에서부터 주민들로부터 항의를 받기도 했다.
이런 폐기물 처리업체들이 들어서 있는데도 대규모 쓰레기 소각장을 설치하는 것은 농촌 지역의 생태계를 완전히 파괴하고 주민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행정이라고 지적했다. 현재도 폐기물 업체들로 인해 마을 연못에 올챙이조차도 살지 못하고 있는 환경이라는 것.
한상억 전동면 심중리 이장도 "세종시 출범 당시 이미 화장장이나 매립시설 등 기피 시설은 기본적으로 신도시 내 월산산업단지 쓰레기 소각장으로 계획돼 있었는데 용도를 변경을 왜 했는지, 계획대로 추진됐더라면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 도중 한 주민은 이춘희 세종시장에 무릎을 꿇으며 쓰레기 소각장 전동면 설치를 철회해 달라고 애원하기도 했다.
같은 시각 1층 광장에서는 주민 40여 명이 집회를 진행했다. 주민들은 "후손들에게 암을 물려줄 수는 없다"며 분개하고 "앞으로 전동면과 연서면에서 수확된 농산물을 누가 사 먹겠냐"고 토로했다. 생산지가 기록되는 포장 용기를 보고 소비자들이 기피할 것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폐기물처리시설이 아무래도 기피 시설이다 보니 반대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다"며 "최종 결정까지 더 많은 의견을 듣고 세심하게 검토해 합리적인 결론을 내리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어 "환경 피해를 최소화하고 주민에게 이익이 되는 사업도 고려하겠다"며 "주민분들도 가장 좋은 해답을 찾을 수 있도록 함께 지혜를 모아주시기 부탁드린다"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