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각市각색]"제2 중관춘 만든다" 항저우로 몰리는 중국 IT공룡

2021-07-15 00:00
바이트댄스, 미래과학기술성 입성...中인터넷기업 '둥지'
항저우, 2025년까지 미래과학기술성에 177조 투자계획

항저우미래과학기술성 예상도[사진=바이두 누리집 갈무리]

중국 저장성 성도 항저우가 '중국판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제2의 중관춘으로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중국 대형 인터넷 공룡들이 항저우의 '미래과학기술성(城)' 구축에 적극 동참하면서 속도가 붙었다.

12일 중국 경제 매체 진룽제에 따르면 중국 콘텐츠 스타트업 바이트댄스(ByteDance·字節跳動)가 7억 위안(약 1241억원)을 들여 14만㎡ 규모의 항저우(杭州)시 위항(余杭)구 부지를 10년 기한으로 임대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항저우시 토지·부동산거래센터는 고지문을 통해 '모바일 콘텐츠와 온라인 엔터테인먼트를 포함해 모바일 인터넷의 혁신적 애플리케이션(앱)과 산업화를 위한 토지 이용'을 조건으로 관련 부지를 바이트댄스 측에 임대했다고 밝혔다.

바이트댄스 측은 해당 부지에 항저우 연구개발(R&D)센터와 직영센터, 혁신 공간을 마련할 것이라면서 이는 자사의 미래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로써 바이트댄스는 알리바바(阿裏巴巴), 샤오미, 오포(OPPO) 등 기업들과 '이웃사촌'을 맺게 됐다. 이들 기업은 이미 항저우 위항구에 둥지를 틀고 있다.

다수 중국 인터넷 공룡들이 자리하고 있는 위항구는 지난해부터 항저우시가 적극 밀고 있는 항저우미래과학기술성에 포함된다. 항저우미래과학기술성은 지난해 12월 항저우시 정부가 내놓은 '항저우 시민을 위한 경제·사회발전 14차 5개년 계획(2021~2025년, 14·5계획)'의 일환이다. 과학기술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첨단 기술 등 관련 산업을 집중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항저우시는 2025년까지 미래과학기술성 프로젝트에 1조3500만 위안(약 177조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loT), 가상현실(VR), 빅데이터가 융합된 주거·상업·여가 복합 과학기술성을 조성한다고 밝혔다. 

항저우시 관계자는 "항저우 미래과학기술성을 제2의 중관춘으로 만드는 데 열을 올릴 것"이라면서 이같은 움직임은 중국 당국의 기조와 발을 맞추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관춘은 1988년 5월 중국 최초로 지정된 첨단 기술개발구이다. 이곳엔 베이징대, 칭화대 등 중국 대학과 연구기관들이 위치해 인재 양성은 물론, 이를 통해 개발된 첨단 기술들이 상업화되고 있는 중국 첨단 산업의 핵심 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는 바이두, 소후 등 중국 정보통신(IT) 주요 기업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 유수 기업들이 여기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