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재건 계획 보완…중소‧중견선사 선박신조에 30억 달러 투입

2021-06-29 16:26
2030년 해운 매출액 70조원 이상 목표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해양진흥공사 선조지원 검토

3월 22일 부산에서 출발한 'HMM 누리호' [사진=HMM 제공]

정부가 29일 '해운산업 리더국가 실현전략'을 통해 해운재건 계획의 보완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2017년 2월 한진해운의 파산 이후 무너진 해운업계 회복을 위해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수립했다. 그 과정에서 2018년 7월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설립돼 해운사들을 위한 지원이 진행됐고, 올해는 해운시황 개선이 맞물리면서 주요 지표가 회복세를 보였다.

특히, 국적 원양선사인 HMM은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을 토대로 지난해 10년 만에 흑자전환하며 고효율‧저비용 구조로 탈바꿈했다. 중소‧중견선사들도 한국해양진흥공사의 선박 매입 후 재대선(S&LB) 등 금융지원을 토대로 경영 여건이 안정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대확산 이후 물동량 증가와 해운시황 개선 등 시장변화에 따라 주요 글로벌 선사들이 신조 발주를 크게 늘리는 등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아울러 국제 환경규제에 대한 대응력을 확보함과 동시에 선진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뒤처진 자동화항만, 자율운항선박, 물류 디지털화 등 혁신 작업에도 속도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올해 4월부터 관계부처 합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해운재건 가속화와 미래 변화 대비를 위한 종합계획 수립을 추진해왔다.

이번 전략에서는 '2030년 세계 해운산업 리더국가 도약'이라는 비전 아래 고효율 신규 선박 확보와 안정적 화물 확보, 중소선사 경영안정 지원을 통한 해운재건 계획 보완을 목표로 한다. 또 친환경 전환 가속화와 스마트 해운물류 시스템 도입, 지원 인프라 구축을 통한 미래 성장동력 마련도 추진한다.

이를 통해 △2030년 해운 매출액 70조원 이상 △원양 컨테이너 선복량 150만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 이상 △지배선대 1억4000만DWT(재화중량톤수) 이상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고효율 신규 선박 확보를 위해서는 정책금융기관들의 협조를 얻어 15억 달러 규모의 신조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향후 신조 수요가 늘어날 경우 필요하면 30억 달러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아울러 고효율‧친환경 선박 관련 공모펀드의 개인 투자자에 대해서도 과세특례를 적용한다.

안정적 화물 확보도 중요하다. 정부는 안정적 화물 운송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중소‧중견 화주기업이 저렴한 운임으로 이용할 수 있는 장기운송계약 체결을 지원한다. 또 화주-선주-물류업계의 상생형 표준거래계약서 도입을 통해 장기계약 활성화와 불공정거래 방지를 도모한다.

항만 터미널 등 경쟁력 있는 국내외 물류시설 확보와 항만배후단지의 첨단기업 유치 등 물류 경쟁력 강화를 통해 신규 물동량 창출도 나선다. 물동량이 많은 미국 서안의 터미널을 확보하고, 항만공사-민간 공동 투자를 통한 해외 거점 항만 공동물류센터 구축‧운영도 추진할 계획이다.

선사들의 경영안정 지원을 위해서는 올해부터 한국해양진흥공사에서 운용리스(BBC) 방식으로 한국형 선주사업을 시범 추진한다. 올해 최대 10척, 2025년까지 최대 50척을 매입해 합리적인 용선료로 운영할 예정이다.

해운업계의 미래성장동력 마련을 위해서는 친환경 전환을 가속할 계획이다. 2050년까지 무탄소 선박의 단계적 완전 상용화를 목표로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LNG벙커링 전용선 건조와 벙커링 터미널 건설 등 연료공급 인프라를 확충한다. 단기적으로 2030년까지 528척을 친환경선으로 전환해 친환경선박 비율을 15%까지 끌어올린다.

또 선진국과의 스마트물류기술 격차 해소를 위해 자동화항만, 자율운항선박, 물류 운송 최적화 등 관련 기술개발을 추진한다. 자동화 항만과 함께 운항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자율운항선박 기술개발도 2025년까지 추진한다. 이 같은 스마트 해운물류분야 발전을 위해 신규인력 육성과 새로운 직종에 대한 자격평가 기준도 개발한다.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은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의 전반기는 한진해운 파산 이전의 해운산업 위상을 회복하는 데 주력했다면, 후반기에는 글로벌 선도국가로의 도약을 목표로 이번 전략에서 마련한 정책과제들을 차질없이 이행해 나가겠다"며 "이번 전략 수립으로 친환경선박 기술개발과 현재 예비타당성 조사 시행중인 광양항 테스트베드 구축, 부산항 진해신항 개발사업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