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투기 수사 3개월] ①강사장·LH 전 부사장 잇단 구속…수사에 속도

2021-06-11 06:00
국수본 총괄 합동특별수사본부 3월 10일 출범
5월 말까지 646건·2796명 수사…651억원 몰수

공무원 부동산 투기 의혹을 수사하는 충남경찰이 3월 19일 오후 세종시 나성동 세종시청 도시정책과 압수수색을 마치고 자료를 옮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부동산 투기 수사를 전담하는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출범한 지 3개월이 지났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총괄하는 특수본은 2800여명을 수사하고 20명 이상을 구속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번 사태를 촉발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도 잇달아 적발·구속하며 수사에 한층 속도도 붙었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안산지원은 지난 8일 밤 이른바 '강사장'으로 불리는 LH 직원 강모와 장모씨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증거 인멸과 도주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구속 이유를 밝혔다.

토지보상 업무를 담당하는 강씨는 지난 3월 2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과 참여연대가 LH 임직원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발표하면서 핵심 인물로 꼽은 직원이다.

강씨 등은 지난해 2월 27일 3기 신도시 개발 예정지에 관한 내부 정보를 활용해 또 다른 전·현직 LH 직원 등과 경기 광명시 옥길동 논 526㎡·시흥시 무지내동 밭 5905㎡를 22억5000만원에 사들인 혐의를 받는다. 같은 해 7월엔 사들인 땅을 4개 필지로 분할해 1000㎡ 이상 토지를 수용할 때 적용하는 대토(代土)보상을 노렸다는 의혹도 있다.

국수본은 지난달 28일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부패방지법)과 농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강씨 등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신청했다. 앞서 한 차례 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이 보완수사를 요구해 추가 수사를 벌여왔다.
 

김창룡 경찰청장 [사진=연합뉴스]


이달 4일엔 LH와 부동산업자를 연결해주고 뒷돈을 받은 전직 LH 부사장을 구속했다. 특수본이 투기 혐의로 수사 중인 LH 전·현직 임직원 가운데 최고위직이다.

전 부사장은 2016년 퇴직 이후 3기 신도시를 비롯한 택지개발 사업 과정에서 LH와 부동산 업자 간 청탁·알선을 하고, 돈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내부 정보를 미리 알고 경기 성남시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일대 땅과 건물을 사들인 의혹도 있다.

국수본은 특수본을 통해 강씨와 LH 전 부사장 외에도 지난 5월 31일까지 20명을 구속했다. 부동산 투기 의혹 사건 646건과 관련자 2796명을 수사해 내놓은 성과다. 651억원 상당의 투기수익을 몰수·추징하기도 했다.

이번 수사를 촉발한 LH 직원 77명을 비롯해 국회의원 13명과 지방자치단체장 14명, 고위 공직자 8명, 지방의회 의원 55명, 국가공무원 85명, 지방공무원 176명, 이외 공공기관 근무자 47명 등도 수사했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지난 2일 이런 결과를 발표하며 "속도감 있게 수사를 진행해 제기된 모든 의혹을 밝히겠다"면서 수사에 속도를 내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투기비리·기획부동산 범죄수익을 끝까지 추적해서 몰수·추징해 부동산 투기 범죄가 재발하지 않게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