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TSMC, 1년새 삼성전자와 시총 격차 12배 벌어졌다

2021-05-30 17:30
TSMC 96.3% 증가, 삼성도 59.5% 증가…시총 차액 1년 전의 11.6배
인텔, 10대 반도체 기업 중 유일하게 시총 줄어...SK하이닉스도 6위 차지

전세계 반도체 기업 시가총액(이시총) 1, 2위인 TSMC와 삼성전자의 격차가 1년동안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 근소했던 두 회사간 시총 격차는 더 크게 벌어졌다. 코로나19와 미중 반도체 패권 전쟁 속에 시스템 반도체 공급부족 사태가 심화하면서 반도체 기업의 가치도 차별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30일 글로벌 매출 10대 반도체 기업(IC인사이츠 집계 기준)의 시가총액을 CEO스코어가 분석한 결과, TSMC의 시총(27일 종가, 미국 달러 환산 기준)은 5432만9300만 달러(약 605조7717억원)로 1년 전(2767만8100만 달러)에 비해 96.3%나 급등했다. 약 2배 불어난 것이다.
 

TSMC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TSMC는 지난해 중국 화웨이 제재 등 미중 무역분쟁 속에서도 파운드리 부문의 독보적인 기술력을 통해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올 1분기 매출은 129억 달러(약 14조4000억원)로 삼성전자(19조원)보다 낮았지만, 영업이익은 53억6000만 달러(약 6조원)로 삼성전자(3조3700억원)보다 2배 가까이 높았다.

특히 지난해 세계 파운드리 점유율도 TSMC가 54%, 삼성전자가 17%로 전년보다 격차가 확대됐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차량용 등 시스템 반도체 공급부족 사태 이후 파운드리 전문 기업인 TSMC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최근 미국 애리조나에 6개의 첨단 파운드리 팹을 짓기로 하는 등 연일 공격적인 투자 계획까지 발표하며 단일 파운드리 기업이 종합반도체회사(IDM)의 성장세를 추월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 연말 역대급 특별배당으로 500만 개인 주주 시대를 연 삼성전자는 시총 475조1900억원(약 4천254억2000만 달러)으로 2위 자리를 지켰다. 1년 전보다 59.5% 상승했다.

삼성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반도체 수요 증가, 배당 정책 확대, 반도체 슈퍼사이클(장기호황) 등으로 주가 10만 시대를 열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올 들어 이재용 부회장 구속, 미국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 셧다운, 1분기 반도체 실적 부진 등이 겹치며 최근 주가는 8만원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그 와중에 TSMC와 삼성전자의 시총 격차는 지난해 100억9100만 달러에서 현재 1178억8300만 달러로 약 11.6배 벌어졌다. 2년 전까지만 해도 삼성전자의 시총이 TSMC를 107억 달러 이상 앞섰던 것을 감안하면 TSMC의 무서운 성장세다.

시총 3위는 미국의 팹리스 기업 엔비디아로 3855억79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엔비디아에 밀려 전체 시총 4위로 쳐진 '반도체 황제' 인텔은 최근 1년 새 글로벌 매출 10대 반도체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시총이 감소했다.

미국의 광대역 통신망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은 시총 1909억5500만 달러로 1년 새 65.2% 상승해 5위를 기록했다.

뒤 이어 텍사스 인스트루먼트(1746억6600만 달러), 퀄컴(1507억4600만 달러), 마이크론 테크롤로지(941억2000만 달러)의 순으로 시총이 높았다.

SK하이닉스는 1년 전 530억5200만달러에서 현재 817억9400만달러로 54.2% 증가해 매출 10대 기업 가운데 시총 순위 9위를 기록했다.

대만의 통신 반도체 제조 기업인 미디어텍은 532억6800만달러로 10대 기업 중 시총이 가장 낮았지만, 1년 전보다 100.3%나 뛰어 상위 10개 기업 중 시총 상승률은 1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