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금리 떨어지고는 있지만…상승 '불씨' 불안하다
2021-05-19 19:00
예·적금금리 하락…코픽스 열달째 0%대
장·단기채 스프레드 근접땐 결국 상승할 듯
장·단기채 스프레드 근접땐 결국 상승할 듯
◆예적금·단기채 금리 하락에 코픽스 10개월째 0%대
19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주담대 금리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지난 4월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 0.82%를 기록해 전월보다 0.02%포인트 하락했다. 코픽스는 지난해 4월 1.2%에서 지속 하락해 지난해 6월 0%대로 내려앉은 뒤 8월 0.8%로 저점을 찍었다. 이후 열 달째 0%대를 유지 중이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농협, 신한, 우리, SC제일, 하나, 기업, 국민, 한국씨티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를 말한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가 인상 또는 인하될 때 이를 연동해 상승 또는 하락한다. 특히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해당 월에 새로 조달한 자금을 대상으로 산출하기 때문에 시장금리 변동을 곧바로 반영한다. 코픽스가 하락했다는 것은 그만큼 은행이 적은 이자를 주고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뜻이다.
지난 4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하락함에 따라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지난 18일부터 소폭 낮아졌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신규 코픽스 기준 주담대 상품 금리를 연 2.37~3.87% 수준으로 낮췄으며 우리은행도 연 2.53~3.53%로 상단과 하단을 각각 0.02%포인트 인하했다. NH농협은행도 연 2.35~3.56%로 신규 코픽스 기준 주담대 상품 금리 구간을 하향 조정했다.
코픽스가 하락하는 이유는 은행 자금 조달 수단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예·적금 금리가 수개월째 0%대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들의 저축성 수신금리는 지난해 6월 이후 10개월 넘게 0.8~0.9% 수준에 형성돼 있다. 지난해 1분기까지만 해도 1.07~1.54%였다는 점과 비교해봐도 최대 0.6%포인트 이상 낮다.
코픽스 산정에 영향을 주는 또 다른 요소인 1년 만기 국고채, 은행채 금리도 하락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국고채 1년물 금리는 0.659%로 전달(0.684%)보다 0.025%포인트 떨어졌다. 지난해 동월과 비교했을 때는 0.234%포인트나 낮은 수준이다. 지난 3월 최대 0.903%에 달했던 은행채AAA(민평평균) 금리도 지난달 0.830~0.879%로 고점을 낮췄다.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 확대 …향후 연동시 금리 상승 불가피
다만 변동형 주담대 금리 하락 추세가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하락세를 보이는 단기채 금리와는 달리 3년 이상인 장기물 시장금리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0.826%를 기록해 저점을 찍었던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올해 들어 연일 상승세를 보이며 지난달 1.138% 수준까지 올랐다. 국고채 5년물 금리도 지난해 8월 1.092%의 저점을 찍은 후 지속 상승해 지난달 1.577%로 장을 마감한 뒤 지난 18일 기준으로 1.625%까지 뛰었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지난해 저점(1.360%) 대비 가장 크게 올라 지난달 2.041%로 집계됐으며 이달 들어서도 2.15%대까지 올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시장금리는 미 국채금리와 연동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최근 글로벌경제에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미 국채 금리가 장기물을 중심으로 급격히 오른 영향이 크다.
금융권에서는 이러한 장기채 금리 상승이 결국 단기채 금리에 영향을 줘 대출금리를 끌어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채 금리와 국고채 금리는 연동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단기 채권 금리 역시 결국 장기채 시장금리를 따라갈 수밖에 없다”며 “지금 당장 코픽스가 하락하더라도 단기채 금리와 장기채 금리 스프레드가 좁혀지기 시작하면 결국 변동형 주담대 금리도 상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