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거침없는 中 '면세점 굴기'

2021-05-05 05:00
노동절 특수...하이난 면세점 이틀간 508억원어치 판매
면세점 사업 확장에 열 올리는 中면세점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국의 '면세점 굴기(崛起·우뚝섬)'가 거침없다. 특히 지난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春節, 설연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발이 묶였던 중국인들의 관광 욕구가 이번 노동절(5월1~5일) 기간 폭발하면서다. 
 
노동절 특수 제대로 누리는 하이난

중국에서 닷새간의 노동절 연휴를 맞아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소비심리가 폭발하면서 중국 면세점은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중 하이난 면세점이 쾌재를 불렀다. 

중국 현지 매체 차이롄서는 하이커우 해관(세관)총서 통계를 인용해 지난 1~2일 이틀간 하이난의 면세 판매액이 전년 동기 대비 187.65% 급증한 2억9400만 위안(약 508억원)을 기록했다고 3일 밝혔다.  

이는 하이난 내국인 면세점이 노동절을 맞아 상품권 발행, 할인 행사 등 소비자를 유치하는 데 열을 올린 덕분이다. 여기에 중국 정부의 하이난성 내국인 면세쇼핑 한도 완화 정책도 한몫했다. 

지난해 중국 정부는 내수 소비를 진작하고 하이난성 관광업을 키우겠다는 목표로 하이난성 내국인 면세점 설립을 적극 지원 사격했다. 지난해 4월 하이난을 방문한 내국인이 본토로 복귀한 후 190일간 온라인으로 면세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한 데 이어 7월부터는 내국인이 이용할 수 있는 하이난 지역의 면세 쇼핑 한도를 3만 위안에서 10만 위안(1700만원)으로 늘린 것이다. 

그 덕분에 지난해 글로벌 면세 시장에서 중국 면세점은 두각을 나타냈다. 영국 면세유통 전문지 무디데이빗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면세점 시장에서 중국 간판 면세점 기업인 중국중면(中國中免, 차이나듀티프리(CDF))이 스위스와 한국 면세점을 제치고 매출 기준 1위를 차지했다. 

2019년까지만 해도 세계 면세점 순위 톱(Top)3가 스위스 듀프리, 롯데면세점, 신라면세점이었고 중국중면은 4위였는데, 1년 만에 순위가 뒤바뀐 것이다. 
 

하이난. [사진=웨이보 캡처]

 
올 들어 거침없는 中 '면세점 굴기'

지난해에 이어 올해 들어서도 중국은 글로벌 면세 시장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해 시내면세점 확대, 대규모 투자 등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주 중국중면은 샹장그룹과 협력해 후난성 창사에서 첫 번째 시내 면세점을 구축해, 면세 등 관련 사업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푸젠성관광발전그룹과 손잡고 푸젠성 푸저우시에 대형 시내 면세점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중국중면은 푸저우시에만 25억 위안 상당의 투자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날 중뤼그룹은 83억9500만 위안을 들여 광저우 화두구 부지 두 곳을 15년 기한으로 임대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중국중면과 웨강아오(광둥성-홍콩-마카오)대만구에 첫 번째 면세 상업지구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해당 면세 상업지구는 중국 내국인을 대상으로 개방할 예정이라고 베이징상보가 전했다. 

중뤼그룹은 최근 들어 시내 면세점 확장에 본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베이징, 상하이, 산둥성 칭다오, 푸젠성 샤먼, 랴오닝성 다롄에 이미 시내 면세점을 오픈했으며, 창사, 후베이성 우한에도 시내면세점을 오픈하기 위해 전략적 협력을 체결한 상태다. 

이 밖에 중국중면은 지난 2월 쓰촨성 청두시 진장구 상무국, 선전시 난산·뤄후·옌톈 등과 함께 올해 안으로 시내면세점을 구축하기로 했다. 중국 백화점업체인 왕푸징그룹(王府井)도 면세 사업에 본격적으로 팔을 걷어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