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재확산에 소비 타격...중국 면세점 굴기 ‘제동'

2021-11-02 14:46
중국중면, 올 3분기 기대 이하 실적
순익 오른 건 기업 소득세 감면한 덕분
아직 코로나19 이전 2019년 수준 회복 못해
다만 추가 상승 여력 크다는 게 시장의 중론

지난 국경절 연휴 기간 중국 하이난성 면세점에는 많은 쇼핑객으로 붐볐다. [사진=중국중앙(CC)TV 갈무리]
 

거침없던 중국 면세점 굴기(崛起·우뚝섬)에 제동이 걸렸다. 중국 당국의 지원사격에도 중국 간판 면세점의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는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등 불확실성이 여전하면서다. 
 
중국 간판 면세점, 올 3분기 실적 부진
지난 1일 중국 간판 면세점 기업인 중국중면(中國中免, 차이나듀티프리(CDF), 601888, SH)이 발표한 올해 3분기 실적에 따르면 올 3분기 매출이 139억7300만 위안(약 2조5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7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40.22% 증가한 31억3100만 위안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올해 1~3분기 매출과 순익은 각각 494억9900만 위안, 84억9100만 위안으로 지난해 1~3분기 대비 40.87%, 168.35% 증가했다. 

3분기 실적 부진은 중국 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하이난성 방문객이 급감한 탓이라고 중국중면은 설명했다. 하이난성 여유문화광전체육국에 따르면 지난 8월 하이난성을 방문한 관광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42.8% 감소한 334만2600명(연인원)에 그쳤다. 관광 수익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7% 감소한 57억5500만 위안으로 집계됐다.

중국 경제 매체 매일경제신문은 3분기 하이난성 관광객 추이를 봐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며 코로나19 타격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게다가 더 큰 문제는 순익의 절반 이상은 사실 임대료 인하와 기업 소득세 감면 효과가 작용한 것이라고 중국 뉴스 포털 제몐이 꼬집었다. 중국중면은 베이징 서우두공항 임대료 인하와 기업 소득세 감면으로 각각 11억4000만 위안, 7억4000만 위안 상당의 혜택을 받았다. 만약 이 모든 혜택(18억8000만 위안)을 제하면 중국중면의 순익 창출능력은 여전히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2019년 1~3분기 중국중면 순익은 41억9600만 위안이었다.

중국중면은 자회사 싼야 내국인 면세점을 포함한 6개 면세 자회사가 15%의 기업 소득세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는 2020년 1월부터 2024년 12월 말까지 적용되며 올해 3분기 실적부터 반영돼, 앞서 제기됐던 중국중면의 수익성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중국중면 [사진=바이두 누리집 갈무리] 

중국중면 어디로? 추가 상승 공간 기대
중국중면의 기대 이하 성적에 주가는 1일 개장 51초 만에 하한가를 찍고 곧바로 거래가 중단됐다. 이날 하루새 시가총액(시총) 500억 위안이 증발했다. 

이튿날(2일)에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일 중국중면의 주가는 개장하자마자 5% 이상 추락하며 낙폭을 키우고 있다. 이날 오전장 장중 7.29%까지 미끄러지기도 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그래도 중국중면 주가가 여전히 주가 추가 상승 공간이 있다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면세점 사업이 중국 경제 회복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중국 당국이 관련 산업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중국 당국은 14차 5개년 계획(2021~2025년) 기간 중 내국인 면세점 판매 채널을 완성하고 해외 상품과 중국 구매수요를 효과적으로 연결해 3000억 위안(약 55조원)에 달하는 면세품 구매수요를 중국 내로 가져오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 일환으로 하이난성 내국인 면세점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올해 하이난성이 발표한 ‘정부업무보고’에서는 면세품 택배 등 면세점 육성정책을 적극 추진해 올해 면세점 매출액 600억 위안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