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해직교사 특별채용으로 곤혹스런 상황에 처했다. 선발된 5명을 내정한 것 아니냐는 의혹 때문이다. 조 교육감은 교사 특채가 교육감 재량인 데다 적법한 절차를 거쳤기에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지만 일부에서는 "사퇴하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3일 교육계에 따르면 감사원은 지난달 23일 조 교육감을 국가공무원법 제44조 '시험 또는 임용 방해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경찰청에 고발했다. 조 교육감이 5명을 특정해 특별채용하도록 실무진에 지시했다는 것이다.

특채에서 뽑힌 5명은 과거 국가공무원법 69조에 따라 당연퇴직한 교사들이다. 이중 4명은 한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소속으로 지난 2008년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불법 선거운동을 하고 자금을 모금해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나머지 1명은 2002년 대통령 선거에서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징역형을 선고받았고, 2018년 교육감 선거에서 조희연 교욱감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쟁점은 이들을 내정했는지다. 감사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교육단체와 서울시의회는 조 교육감에게 교육 양극화·특권교육 폐지 등에 공적이 있는 교사들을 특채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부분은 조 교육감도 인정한 사실이다. 서울시의회는 이들 5명 이름이 적힌 의견서를 전달했고, 조 교육감은 부교육감과 담당 국·과장 등 반대에도 불구하고 특채를 진행했다.

그러나 결코 선발 교사를 특정하지 않았다고 조 교육감은 강조했다. 특채 자체도 법률 자문을 받아 적법했다는 주장이다. 조 교육감은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법률로 보장된 정당한 절차였다"고 해명했다.

또한 "2018년 8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변호사 7명에게 특채에 관한 법률 자문을 받았고, 모두에게 적법하다고 회신받았다"고 부연했다. 무엇보다 교사 특채는 법에 의해 교육감에게 위임된 사항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당시 특채는 공개채용 방식으로 진행됐다. 총 17명이 지원해 1차 서류전형에서 14명이 통과했고, 심사위원 독립성과 전문성에 따라 최종 5명이 뽑혔다.

그는 "동일 요건을 갖춘 다수인을 대상으로 공개경쟁을 진행했다"며 "공정하게 심사해 최종적으로 공고된 조건에 부합하는 여러 지원자 중 최상위 점수를 얻은 사람들을 임용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5명에게만 점수를 퍼줬다는 의혹이 나온다. 1위와 5위 점수 차는 33점인 데 반해 5위와 6위는 45점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45점 중 35점은 '특별채용 적합성 평가'에서 갈렸다.

조 교육감은 이에 대해 "14명 중 공적 가치 실현에 높은 점수를 받은 상위 5명을 특채 대상자로 확정했다"며 "불합격자는 지원자격 미달이거나 공적 가치 실현 정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지난해 9월 감사원 서면질의에 응하고 12월에는 감사원에 직접 출석해 무혐의를 소명했다"며 "조속한 시일 내에 재심의를 신청해 잘못된 사실관계를 바로잡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