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 엔진 장착' 아모레, 1분기 中 하이난 면세서만 410% 성장

2021-05-02 15:42
일찌감치 하이난 선점한 효과 '톡톡'
CDFG 파트너십·전담팀 꾸려 긴밀 대응
올 하반기 하이난에 추가 브랜드 입점 예정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던 아모레퍼시픽이 올 1분기 되살아났다. 공들였던 중국 하이난(海南) 면세 성장의 수혜를 고스란히 가져오면서, '대박'을 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해 1분기 매출 1조3875억원, 영업이익 197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8.5%, 영업이익은 191.1% 증가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전체 뷰티 부문에서 매출 1조2954억원을 기록하며 LG생활건강의 뷰티 매출(1조1585억원)을 넘어서며 K-뷰티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이번 호실적은 매출액이 각각 18%, 30% 이상 성장한 면세와 온라인 채널이 견인했다. 아모레퍼시픽의 해외 면세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59% 성장했다.

하이난 면세 시장에서 판매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덕분이다. ​하이난 면세는 코로나19 사태로 하늘길이 막힌 데다가 중국 정부의 면세 규제 완화 정책으로 중국 내수 소비가 몰려 무서운 속도로 성장한 곳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 1분기 실적 및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아주경제 그래픽팀]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 1분기 하이난 면세 시장에서만 전년 동기 대비 약 410% 성장했다. 하이난 면세 시장 성장세와 상회하는 수치다. 중국 상무청에 따르면 하이난의 올해 1~2월 매출액은 85억위안(1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59% 급증했다.

이 같은 실적상승을 두고 일찌감치 하이난 면세 시장을 선점한 효과를 제대로 누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10월 지난해 듀프리·롯데를 제치고 전세계 1위 면세기업으로 올라선 CDFG(China Duty Free Group)와 전략적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맺고 그동안 이어온 협력 관계를 더욱 강화했다. 신규 매장에 대한 우선 협상을 논의하고, 데이터 자산을 공유해 마케팅을 활성화 시키려는 목적이었다.

또한 하이난 면세구역 전담팀을 꾸려 현지 상황에 따라 긴밀하게 대응해왔다. 중국 하이난 면세특구 시내면세점(하이탕베이·하이코우·보아오)과 하이코우공항면세점 등 총 4곳에서 10개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설화수와 라네즈, 이니스프리 등 대표 브랜드 3개를 운영 중이다. 

전담팀은 CDFG 온·오프라인 면세점 연계 영업 전략을 수립해 설화수, 라네즈 CDFG 전용상품 출시했다. 지난 3월에는 하이탕베이 면세점에서 설화수 캠페인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올 하반기 하이난 면세에 신규 브랜드 및 제품 입점을 앞두고 있으며 하이난 면세 공항 채널도 확장할 예정"이라면서 "특히 CDFG 전용상품에 대한 수요가 있어 추가로 론칭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성장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중국 면세기업 CDFG는 중국 면세를 거의 독점하고 있어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을 가진 기업이다. CDFG는 내년 6월 10.8만㎡에 달하는 글로벌 최대 규모의 하이커우 시내면세점을 오픈할 예정이며, 36억9000위안(한화 6200억원) 투자한 산야 국제 면세성 2호 프로젝트는 지난 3월부터 시작해 2023년 상반기 중 오픈할 예정이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설화수 자음생 라인 중심 프리미엄 정체성 회복, 국내 면세점 거래선 확대와 하이난 면세점 전략적 제휴 효과가 두드러진다”며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으로 연중 영업이익률은 하향 안정화 추세일 수 있지만 면세점 회복으로 5년 만에 실적 개선이 구체화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아모레퍼시픽 보다는 다소 소극적이지만 LG생활건강도 하이난 면세 효과를 노리고 있다. 기존 하이난 시내면세점(하이탕베이·하이코우·보아오), 하이코우공항면세점에 이어 올 초 하이탕베이 시내 CNSC 면세점과 라가데르 면세점, 하이코우 시내 SZDF 면세점에 ‘후’와 ‘숨’ 브랜드가 추가 입점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기존 입점 브랜드를 중심으로 시장 강화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