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브해 섬 화산폭발로 1만6000명 대피... 후속 폭발 경고
2021-04-10 08:13
세인트빈센트섬 수프리에르 화산 42년 만에 분화…인명 피해 없어
9일(현지시간) A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40분경 카리브해 섬나라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에서 가장 큰 섬인 세인트빈센트섬의 수프리에르 화산에서 폭발성 분출이 일어났다.
로이터는 “폭발 이후 6㎞ 높이까지 치솟은 화산재 기둥과 연기로 인근 마을이 어둠으로 덮였다”며 “규모가 작은 폭발들도 이어졌다”고 밝혔다.
해발 1234m 수프리에르 화산이 마지막으로 폭발한 건 지난 1979년 4월이었다. 예보가 내려진 덕에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1억 달러(약 1121억원)의 재산 손실이 발생했다. 1902년 폭발 당시엔 1600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이번에는 폭발이 있기 전 화산 인근 주민들에겐 대피령이 내려진 상태여서 현재까지 사망이나 부상은 보고되지 않았다. 최근 수프리에르 화산의 심상찮은 활동을 예의주시해온 전문가들이 전날 지진 관측 후 당국에 폭발 가능성을 알렸고, 랠프 곤살베스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 총리가 전날 오후 위험지역 주민 약 1만6000명에게 대피를 명령했다.
문제는 앞으로도 후속 폭발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카리브해 각국에 분교를 둔 웨스트인디스대 지진센터의 이루실라 조지프 센터장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며 추가 폭발이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후속 폭발의 규모가 어느 정도일지는 예측 불가능하며 화산 활동이 몇 주에서 몇 달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고 조지프 센터장은 덧붙였다.
당국은 일부 주민들을 크루즈선에 태워 인근 다른 섬으로 대피시킬 계획이다. 세인트루시아, 그레나다, 바베이도스, 앤티가바부다 등 인근 카리브해 섬나라들이 피난민들을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다만 크루즈선 승선이나 이웃 국가 이동을 위해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코로나19 상황이 대피를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