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선 전망] 尹 최대 수혜자…빨간불 켜진 이낙연

2021-04-08 05:00
여야 접전 끝 야당 승리...정치권, 윤석열에 주목
윤석열, 여야 통틀어 제1 대권주자로 부상 전망
이낙연, 재기 불능...차차기 대선 출마도 수포로
吳에 중도표심 몰아준 安, 존재감 발휘 어려워
여권, '李·丁' 양강구도 끝 제3후보 부상 가능성

4·7 재·보궐선거가 야당의 압승으로 막을 내리면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한층 더 주목을 받게 됐다. 내년에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로 부상하며 최대 수혜를 얻게 된 셈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지난 2일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부친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와 함께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야권 구심점 놓고 '윤석열 vs 국민의힘' 혈투

7일 서울·부산시장을 포함해 전국 21곳에서 실시된 재·보선 결과, 윤 전 총장은 명실상부한 제1의 대권주자로 자리 잡았다. 야권뿐 아니라 전체 정치권을 통틀어서다.

이에 따라 윤 전 총장은 이른바 '포스트 재·보선 정국'에서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관전 포인트는 야권발(發) 정계개편의 구심점 역할을 누가 하느냐다. '선(先) 제3지대-후(後) 야권 통합'에 나설 가능성이 큰 윤 전 총장과 국민의힘으로 끌어들이려는 제1야당 간 치열한 줄다리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여당 선거 캠프를 진두지휘한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은 부산시는 물론 서울시 수성에도 실패하면서 재기 불능한 나락으로 빠져들었다. 차기 대선 출마는 물론 차차기 대선 출마마저도 위태롭게 된 것이다. 일각에서는 "여당에서 이미 버린 카드"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와 합당해 중도 표심을 몰아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조만간 국민의힘과의 합당을 선언하고 대권 도전 의지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안 대표가 오 시장 당선자와의 후보 단일화 이후 선거운동에 열심히 참여했다"며 "국민의힘과의 합당 이후 제 목소리를 키울 명분을 축적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야권 재편 과정에서 국민의힘이 주도권을 쥘 것으로 보임에 따라 안 대표는 존재감을 크게 발휘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달 24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일산대교-미시령-마창대교 공정한 민자도로 운영 방안' 토론회에 참석한 뒤 국회를 방문,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회 얻은 이재명··· 親文 내 비토 변수

여권 내 또 다른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이 지사가 친문(親文·친문재인) 세력의 견제로 당내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3위권 밖으로 밀릴 수 있다는 관측과, 여권 내 유일한 대권 후보로 주목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동시에 나온다.

이종훈 명지대 교수(정치평론가)는 "정권심판론에 따른 여당 패배로, 민주당의 주도권을 잡고 있는 친노·친문 세력이 더욱 초조해질 것"이라며 "친문 핵심인사 중 하나를 골라 제3후보 육성에 서두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제3후보로는 김경수 경남도지사 또는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 교수는 "여권이 '이재명 카드'로 대선을 치르기는 상당히 부담스러워진 상황"이라면서 "이 지사가 윤 전 총장과 맞붙을 때 지지율에서 밀리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런 상황에서 오히려 정세균 국무총리가 제3후보로 떠오를 가능성도 점쳐진다. 실제로 정 총리는 이른 시일 내에 공식적으로 사의를 표명하고 대선 출마를 선언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 평론가는 "친문 세력이 띄운 제3후보가 가장 유리하겠지만, 여권 내 정세균계도 50여명은 될 것"이라며 "범친문 세력을 제외하고는 정세균계가 가장 많을 정도로 조직기반이 있기 때문에 당내 경선에서 제3후보가 1위, 이 지사가 아닌 정 총리가 2위를 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여권이 재집권한 지 불과 4년 만에 정권 재창출에 위기감을 느끼면서, 그나마 내부에서 지지율이 가장 높은 이 지사에게 세력을 결집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신 교수는 "친문 세력이 이제 더 이상 새로운 후보를 만들기 힘들다고 생각할 수 있다"며 "현재 여권 내에서 가장 지지율이 높은 후보인 이 지사로 대선을 치러야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다만 신 교수는 "다른 여권 주자와 마찬가지로 정권심판론이 불거지면 이 지사 역시 힘들어지는 건 사실"이라며 "여권의 재·보선 패배에 따른 득실을 이 지사가 모두 가진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