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심사 까다로워진 배타적사용권 신청 '봇물'

2021-03-28 19:00
올해만 11건 신청…전년 대비 57% 급증

보험업계가 심사가 까다로워진 '배타적사용권' 획득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국내 보험시장의 성장이 더뎌지자 배타적사용권을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지난해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이 배타적사용권 침해 논란으로 갈등을 빚으면서, 심사기준이 강화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픽사베이]


28일 생명·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배타적사용권 신청건수는 11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1% 급등했다. 생보사 중에서는 미래에셋생명과 한화생명, 삼성생명 등 3곳이 배타적사용권을 신청해 전년 동기(1건)보다 3배 늘었다. 손보사에서는 KB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MG손해보험, DB손해보험, 삼성화재 등에서 8건을 신청했다.

이 같은 추세가 올해 이어질 경우 배타적사용권 획득 상품 수는 앞서 최다였던 지난 2017년(33건)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배타적사용권이란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 신상품 심의위원회가 창의적 보험상품을 개발한 회사에 독점적 판매 권리를 부여하는 제도다. 배타적 사용권을 부여받게 되면 3개월에서 최고 1년간 다른 보험사는 비슷한 상품 판매가 금지된다.

이처럼 보험사들이 앞다퉈 배타적사용권 신청에 열을 올리고 있는 데는 국내 보험시장 성장이 더뎌지면서 영업 경쟁이 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생보협회에 따르면 일반계정과 특별계정을 포함한 국내 보험사의 보유계약 증감률은 2018년 마이너스(-0.1%)대로 진입해, 2019년 -1.0%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11월에는 -0.2%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심사 기준이 강화되면서 배타적사용권의 마케팅 효과가 커진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생·손보협회는 지난해 9월 '신상품 개발이익 보험에 관한 협정'을 개선해 새로운 위험률을 산출한 보험상품만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하도록 했다. 배타적사용권을 무분별하게 부여해 제도의 의미가 퇴색했다는 지적 때문이다.

실제 KB손보는 'KB 희망플러스자녀보험Ⅱ'의 아토피진단비(최초 1회)가 배타적사용권 신청을 냈지만 승인받지 못했다. 메리츠화재의 갱신형 영유아시력교정안경치료비보장 특별약관도 배타적사용권을 부여받지 못했다. 이밖에 한화손보의 밝은눈 건강보험의 새로운 위험담보 5종의 경우 눈(안와)특정검사비와 눈(안와)특정처치및수술비 등 2종이 승인을 받지 못했다.

배타적사용권 신청이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사용권의 행사 기간이 짧은 점은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배타적사용권의 인정 기간은 최대 1년이지만 대다수 상품이 3~6개월만 보장받다보니 마케팅 수단 외에 효용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올해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한 6건의 상품 중 9개월 이상 배타적사용권이 부과된 상품은 없다.

보험사 관계자는 "배타적사용권의 심사 기준이 강화되면서 과거보다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은 커졌지만, 획득 기간이 짧아 여전히 특허 개념으로 활용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배타적사용권의 본래 취지인 특허 효과를 위해서는 사용권 부여 기간을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