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물가 상승률 더 높아진다"...기재차관, 인플레이션 재차 경고

2021-03-12 09:13
김용범 기재차관, 물가관계차관회의 주재
경제 회복 기대감에 유가·원자재·곡물 가격까지 껑충

김용범 기획재정부 차관이 12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9차 혁신성장 전략점검회의 겸 정책점검회의 겸 한국판뉴딜 점검 TF 겸 제5차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올해 2분기 일시적으로 물가 상승률이 높게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 차관은 12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주재하고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은 위기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유동성을 크게 늘렸다"며 "유동성은 취약계층과 피해계층을 보호했지만 물가 불안이라는 부산물을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급증한 유동성과 백신 접종에 따른 경기 개선 기대감 등의 영향으로 주요국의 기대 인플레이션이 상승하고 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지난여름 장마, 조류 인플루엔자(AI), 겨울한파가 쌀·계란·대파·양파 등 다양한 농축산물에 악재로 작용하며 식료품 가격 상승률이 높았다"고 분석했다. 

김 차관은 다만 "그간 정부의 수급 안정 노력과 AI 확산세 둔화, 수확기가 다가오는 계절적 특성 등을 고려하면 밥상물가는 점차 안정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문제는 2분기다. 물가 여건이 녹록지 않다. 전 세계 수요 회복 기대와 세계 각지의 기상이변으로 유가·원자재·곡물 등의 가격 상승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그는 "작년 2분기 물가가 유난히 낮은 점을 고려하면 올해 2분기는 일시적으로 물가 상승률이 높게 나올 가능성이 있다"면서 "정부는 물가가 민생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신속하게 대응해 물가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정부는 민관합동 협의체를 중심으로 국제 곡물 가격 동향과 수급 관련 위험 요인 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점검할 계획이다.

최근 국제 곡물 가격 강세가 유지되고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세계식량가격지수는 9개월 연속 상승했다. 이로 인해 빵·식용유 등 일부 가공식품 가격이 올랐고, 사료 등도 추가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 차관은 "해외 공급망을 활용해 민간 전문 업체에 금융을 지원하고, 중장기 국가식량계획을 수립하는 등 식량 자급기반 확충을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곡물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은 식량안보와 연결된 만큼 안정적인 수급 기반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