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중동·인플레 삼박자에 금값 '날개'…2300달러선 첫 돌파
2024-04-04 16:20
파월 "상황 안 바뀌어"…금매수 불티
연준 내 불협화음…통화정책 불확실성 가중
연준 내 불협화음…통화정책 불확실성 가중
금값이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2300달러(약 310만원)를 돌파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전반적인 상황은 바뀌지 않았다”며 큰 틀에서 금리 인하 기조를 확인한 점이 금 매수세를 부추겼다. 불확실한 국제 정세와 사그라지지 않는 인플레이션 흐름도 전통적인 안전 자산인 금에 대한 투자 매력을 키우고 있다.
파월 "상황 안 바뀌어"···금 매수 불티
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금 선물은 전장 대비 33.2달러(1.5%) 오른 온스당 2315.0달러로 마감하며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2300달러 선을 돌파했다.금값은 올해 들어 10% 넘게 급등했다. 지난달 4일 2100달러 선을 처음으로 넘어선 데 이어 한 달 만에 2300달러를 넘었다.
특히 이날 파월 의장이 스탠퍼드대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최근 데이터(예상치를 웃돈 1·2월 물가 지표)는 전반적인 상황을 실질적으로 바꾸지 않았다”고 언급한 점이 금 랠리를 부추겼다. 그는 특유의 관망하는 태도를 유지하면서도 견조한 경제성장, 강력하지만 균형 잡힌 노동시장, 때때로 울퉁불퉁하되 2%로 수렴하는 물가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봤다.
금속 트레이더 타이 웡은 “파월이 (금리 인하) 경로의 ‘울퉁불퉁함’이 전반적인 장밋빛 그림을 바꾸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한 후 거래량이 늘면서 금값이 사상 최고치로 급등했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지정학적 긴장 속에 세계 중앙은행들이 금을 사들이는 점도 상승 요인이다. 세계금협회에 따르면 각국 중앙은행은 2월에 19톤(t)을 순매수하는 등 금 보유량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다만, 금 상장지수펀드(ETF) 인기는 시들하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전 세계 금 ETF 보유액은 연초 대비 100톤 넘게 감소하며 2019년 9월 이후 최저치다.
연준 내 불협화음···통화정책 불확실성 가중
파월 의장은 이날 “최근 인플레이션 수치가 단순히 일시적으로 튀어 오른 것 이상으로 의미가 있는지를 파악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며 “인플레이션이 지속해서 2%까지 하락할 것이란 확신이 더 들 때까지 정책 금리를 낮추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현 통화정책이 긴축적이지 않다는 지적에는 동의하지 않는 등 인플레이션 하락에 확신을 나타냈다.그러나 연준 고위 인사 간에 의견이 엇갈리며 통화정책 향방은 안갯속이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금리 인하가 올해 4분기에나 한 차례 가능할 것으로 봤다.
연준 내 2인자로 꼽히는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최근 “정책 금리를 급히 낮출 필요가 없다는 내 견해는 더욱 강화됐다”며 “금리를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 더 오랫동안 현재의 긴축적 수준에서 유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이코노미스트 아디트야 바베와 마이클 가펜은 “연준 내 가장 중요한 두 인물인 파월과 월러를 제외하고도 고위 인사 간에 의견 차이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