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양회 앞두고 조슈아웡 등 홍콩 민주파 47명 무더기 기소

2021-03-01 09:52
양회에서 ‘홍콩 선거제 개편’이 배경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는 지미 샴(오른쪽에서 두 번째) 등 홍콩 민주화 운동 활동가들이 28일 경찰에 출석하기 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홍콩에서 전 야당 의원과 활동가 등 민주파 인사 47명이 홍콩 국가안전법(일명 홍콩보안법) 국가정권 전복 혐의로 기소됐다. 오는 4일 열리는 양회에서 중국 공산당이 홍콩의 선거제를 전면 개편하는 방안이 논의된다는 전망이 이번 기소의 배경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경찰은 28일 기소된 인사들의 보석이 기각됐고, 밤사이 구금돼 내달 1일 법원에 출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홍콩 경찰은 지난해 60만 명이 참여한 야권 입법위원 예비선거와 관련해 지난 1월 6일 55명을 체포했는데 이 가운데 47명이 이번에 기소됐다. 지난해 홍콩보안법 시행 이후 단일 기소로는 최대 규모다.

기소 대상에는 대표적 민주 운동가 조슈아 웡 외에, 이번 예비선거를 주도한 베니 타이 전 홍콩대 교수, 민간인권전선 대표 지미 샴 등이 이름을 올렸다. 조슈아 웡은 앞서 지난해 말 불법집회 선동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 받아 수감 중이다. 이전까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이는 100명 가까이 됐고 그중 기소된 경우는 10분의1 정도였다.

이번 무더기 기소는 중국의 최대 연례 정치 행사인 '양회'를 일주일 앞두고 나와 더 주목된다. 올해 양회에서는 홍콩의 선거제를 전면 개편해 민주파 인사의 출마를 원천 봉쇄하는 방안이 논의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최근 선전에서 ‘애국자가 통치하는 홍콩’을 위한 세미나를 열었다. 이 세미나는 애국자들이 통치하는 홍콩을 만들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홍콩 정치 및 사회 분야 인사들이 선거제 개편에 관한 의견을 나누는 자리였다.

이에 따라 이번 양회에서는 '애국자가 홍콩을 다스려야 한다'고 천명한 시 주석의 뜻을 받들어 행정장관 선거인단 선출방식이 중국 입맛에 맞게 고쳐지거나 개정의 첫 단추가 꿰어질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