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증시, 디플레 우려에 하락...부양책 예고로 홍콩 항셍지수는 2.8% 급등

2024-12-09 17:29
11월 CPI 전년比 0.2%↑...전월比 0.1%P 둔화
장 마감 후 정치국 회의 내용 발표
"내년에는 더욱 적극적인 재정 정책 실시할 것"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 건물 앞에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가 펄럭이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9일 중국 증시는 디플레이션 우려 속에 하락 마감했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1.54포인트(0.05%) 하락한 3402.53, 선전성분지수는 59.68포인트(0.55%) 내린 1만731.66에 장을 마쳤다. 대형주 벤치마크 지수 CSI300과 기술주 중심의 창업판은 각각 6.57포인트(0.17%), 18.44포인트(0.81%) 밀린 3966.57, 2248.63으로 마감했다.

이날 중국 국가통계국은 11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0.2% 상승했다고 밝혔다. 전월(0.3% 상승) 대비 0.1%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지난 6월(0.2% 상승)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0.4% 상승)도 밑돌았다. 

같은 날 발표된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동월 대비 2.5% 감소했다. 지난 10월(-2.9%)보다 개선되긴 했지만 26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PPI는 CPI 선행지표로 몇 달 후 CPI에 반영되는 경향이 있다. 중국 정부가 최근 내놓은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디플레이션 추세를 반전시키지 못한 것이다. 

이에 따라 오는 11일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추가 부양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의 레이먼드 융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고위 관리들은) 내년 외부 불확실성에 직면해 국내 소비를 확실히 늘리고 싶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위스 자산운용사 유니온 방카르 프리베(UBP)의 카를로스 카사노바 수석 아시아 이코노미스트도 "인플레이션이 약해지면서 12월에 추가 정책 자극에 대한 요구가 커질 수 있다"고 짚었다.

중국 정부가 추가 지급준비율(RRR) 인하에 나설 가능성도 계속 언급된다. 블룸버그통신은 “향후 몇 주 내에 RRR이 인하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일부 월가 은행은 내년에 10년 만에 가장 큰 폭의 금리 인하를 전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대부분의 업종이 하락했다. 부동산이 하락세를 주도했고 상업·유통, 국방·군수산업의 약세도 두드러졌다. 반면 자동차주는 강세를 보였다. 숴링구펀(索菱股份), 진룽치처(金龙汽车), 융안싱(永安行) 등이 상한가를 기록했다. 둥우증권이 이날 발표한 자동차 업계 보고서에 따르면 12월 첫째 주 중국 자동차 의무 교통보험 가입은 전년 동기 대비 12.1% 증가했다.

한편 이날 홍콩 항셍지수는 부양책 기대가 커지면서 전장 대비 2.76% 급등한 2만414.09에 문을 닫았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은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주재로 정치국 회의를 열고 "내년에는 더욱 적극적인 재정 정책과 충분히 느슨한 통화 정책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 발표는 중국 증시 마감(한국시간 오후 4시) 이후, 홍콩 증시 마감(한국시간 오후 5시) 전 보도됐다. 정치국 회의는 중앙경제공작회의 예비 회의 격으로 중앙경제공작회의에 앞서 열리며 이 회의에서 논의할 내용을 점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