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주간전망] '걸림돌 없는 강세장' 복귀?...'바이든표 부양책'에 초점

2021-02-08 01:00
'게임스톱 사태' 변동성 진정·美부양책 밀어붙이기 등 '호재' 잇달아
10일 파월 Fed의장 강연...인플레이션·국채 금리 상승세는 유의해야

이번 주(8~12일) 뉴욕증시는 미국 정치권의 신규 부양책 도입 상황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4분기 기업 실적 발표가 마무리하는 가운데,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발언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전주 뉴욕증시는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좋은 랠리(반등) 성적을 거뒀다. '게임스톱 사태'가 마무리하며 극심했던 시장 변동성이 진정한 탓에 투자자들이 시장에 대한 신뢰감을 회복했다는 풀이다.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간 다우와 S&P500지수는 한 주간 각각 3.89%와 4.65% 상승했다. 같은 기간 6.01%와 7.56% 높아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과 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지수, S&P500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증시 변동성을 의미하는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간) 20.96을 기록하며 한 주간 12p(포인트) 이상 가라앉았다.

다만,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는 게임스톱 사태로 유발했던 투기성 거래 열풍이 사라진 것은 긍정적이지만, VIX의 급격한 하락세가 20 이하까지 이어질 경우 알고리즘 트레이더와 거물 투자가들의 대량 매수를 유발할 수도 있기에 '위험 신호'로 해석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지난주 S&P500지수 추이. [자료=시황페이지]


이번 주 미국 의회가 본격적으로 1조9000억 달러 규모의 제6차 경기부양책 처리 과정에 돌입하면서 위험자산 투자 심리를 더욱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은 백악관과 상·하원 다수파를 장악한 블루웨이브를 바탕으로 '미국 구조 계획'으로 명명한 신규 부양책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지난 5일 상·하원은 '2021회계연도 미국 연방정부 예산법안 결의안' 통과시키며 향후 부양책 처리 과정에서 예산조정권(Reconciliation)을 행사할 권한을 얻었다.

이는 야당인 공화당의 지원 없이도 여당인 민주당이 단독 표결을 진행해 법안의 과반 찬성 통과를 밀어붙일 수 있는 방안이다.

민주당 지도부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향후 2주 안에 상원의 부양책 통과를 목표한다고 밝혀 '데드라인' 역시 설정했다.

다만, 이번 주부터 의회가 본격적으로 부양책의 세부 내역 검토에 들어가는 상황에서 민주당과 공화당 중도파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약 10명 정도의 공화당 중도파가 부양책에 협력한다면 민주당으로선 정치적 부담감이 수반하는 예산조정권 행사 없이 상원 표결을 마무리할 수 있으며, 반대로 민주당 중도파가 끝내 대규모 추가 부양안 거부를 선언할 경우 예산조정권 행사에도 단독 과반 표결에 실패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미 전주 결의안 표결 과정에서 이들 의원은 상위 소득자에 대한 1인당 1400달러의 추가 현금 지급안과 시간당 15달러로 연방 최저임금을 인상하는 방안을 제한할 수 있다는 단서를 걸어놨기에, 관련 협상이 치열하게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서 규모나 내용이 '소폭' 조정할 수도 있겠지만, 결과적으론 원안에 가까운 대규모 부양책이 나올 가능성이 크기에 시장이 크게 우려하는 상황은 아니다.

이와 관련해 데니스 딕 브라이트트레이딩 트레이더는 로이터에서 "시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정상화를 예상하는 골디락스 시나리오를 반영하고 있다"며 "회복 여부의 문제가 아닌 그저 얼마나 빨리 회복하느냐는 속도의 문제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오는 9일 상원에서 시작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 절차는 의회의 갈등을 키우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미국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사진=UPI·연합뉴스]


오는 10일 파월 연준 의장은 뉴욕비즈니스클럽의 온라인 세미나에서 강연한다.

파월 의장은 이날 강연에서도 시장을 자극하거나 기대감을 충족시킬 만한 추가 완화 가능성을 언급할 가능성은 낮다. 연초 연준의 조기 테이퍼링(양적완화의 단계적 축소) 논란이 불거진 후, 파월 의장은 시장의 불안을 부추길 수 있는 발언에 극도로 주의를 기울이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각종 악재가 지나가고 대규모 부양책까지 급물살을 타면서 인플레이션과 금리가 상승하려는 조짐을 보임에 따라 연준이 관련 상황에 어떤 평가를 내릴지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주 미국 국채 기준물인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최고 1.19%까지 올랐다. 5일에도 1.18%를 보였고, 밤이 돼서야 1.16%로 소폭 낮아졌다.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모기지부터 소비자 대출, 기업대출 등 각종 시중 은행 대출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지표 금리다.

아트 호건 내셔널증권 수석 시장전략가는 CNBC에서 "경제 활동이 속도를 낼 가능성이 높아지고 금리가 실제로 오르면서 일정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피하기 어렵다"면서도 "지난주 아주 짧은 소폭의 '미니 조정' 이후 앞으로 한동안은 주식시장의 흐름을 가로막을 큰 걸림돌은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주요 경제지표 및 일정
이번주 크게 주목할 만한 경제지표 발표는 없는 가운데, 기업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도 이어진다.

최근 물가 상승률을 확인할 수 있는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가 오는 10일 예정돼 있다. 경기회복에 따른 인플레이션 상황이 확인된다면, 미국 국채 금리의 더욱 가파른 상승세를 부채질할 수도 있다는 평가다.

전주까지 실적을 발표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의 80% 이상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한 순익을 기록하면서, 올해 기업 실적 예상치 역시 상향 조정되는 모양새다. 이는 향후 강세장을 이어갈 동력을 제공할 수도 있다.

8일에는 1월 고용추세지수가 발표된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가 연설할 예정이다.

9일에는 12월 구인·이직보고서가 나온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연설이 예정됐다. 트위터와 시스코, 리프트가 실적을 발표한다.

10일에는 1월 CPI와 12월 도매재고가 발표된다. 파월 의장이 연설한다. 우버와 코카콜라, GM 등이 실적을 내놓는다.

11일에는 주간 실업보험청구자 수가 나온다. 디즈니와 아스트라제네카가 실적을 공개한다.

12일에는 2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예비치가 발표된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 연설이 예정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EPA·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