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행정권 남용' 신광렬·조의연·성창호 2심도 무죄

2021-01-29 15:47
정운호게이트 관련 재판서류 유출 혐의

왼쪽부터 신광렬 전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 조의연·성창호 전 영장전담 부장판사. [사진=연합뉴스 제공]


2016년 '정운호 게이트'에 대한 검찰 수사가 확대되는 것을 막고자 재판 서류를 유출한 혐의를 받는 현직 판사들이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등법원 형사8부(이균용·이승철·이병희 부장판사)는 29일 오후 2시 공무상비밀누설 혐의 등으로 기소된 신광렬 전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 수석부장판사와 성창호·조의연 전 영장전담 부장판사에게 1심처럼 무죄를 선고했다.

사법행정권 남용 관련 사건 항소심에서 무죄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정운호 게이트 수사 확대를 막으려 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당시 성·조 판사가 실무상 관련 내용을 신 판사에게 보고한 것이라 공모도 인정이 안 된다고 봤다.

2016년 4월 신 판사는 정운호 게이트가 법관비리 사건으로 번지자 성·조 판사와 짜고 검찰이 법원에 낸 영장청구서와 수사기록을 복사한 뒤 임종헌 당시 법원행정처 차장에게 누설한 혐의 등을 받는다.

1심은 지난해 2월 영장심사에 제출된 검찰수사 기밀이 법원행정처에 넘긴 건 공무상 비밀누설로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당시 법원행정처가 관련 법관과 가족에 대한 영장심사를 강화하도록 지시하고, 별도팀을 만들어 검찰을 압박하는 방안을 마련했다"며 재판 결과에 불복해 항소장을 냈다.

그러면서 1심과 같이 신 판사에겐 징역 2년, 성·조 판사에겐 징역 1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신 판사는 현재 서울고법 부장판사로, 성 판사는 서울동부지방법원 부장판사로 근무하고 있다. 조 판사는 서울북부지법 수석부장판사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