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도 꺾지 못한 ‘벤처 붐’... 지난해 신규 벤처투자 4조3000억원

2021-01-27 12:00

[강성천 중기부 장관 직무대행.(사진 = 중기부)]


지난해 벤처투자액이 또다시 최대실적을 갈아치웠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4조원이 넘는 자금이 벤처펀드로 흘러들어와 한국 경제의 성장을 견인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7일 지난해 벤처투자가 4조3045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대비 268억원 증가했다고 밝혔다. 투자 건수는 4231건, 피투자기업 수는 2130개사로 각각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투자는 3~4분기에 집중됐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불확실성이 커진 1~2분기는 1조6000억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투자가 크게 줄었지만, 3분기부터 반전됐다. 확진자가 줄고,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수단으로 혁신벤처기업에 대한 투자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3~4분기에만 2조6400억원의 투자 실적을 올렸다.

[사진=중기부]

 
업종별로 살펴보면, 바이오·의료, 정보통신기술(ICT)분야, 소재·부품·장비 분야가 벤처투자를 주도했다.

바이오·의료 업종은 전염병 사태 이후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가장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투자액은 1조1970억원으로, 전년(1조1033억원) 대비 8.5% 증가했다. ICT 서비스가 1조764억원으로 1조원 넘게 투자됐고, 그 뒤를 전기·기계·장비(2738억원), ICT제조(1869억원), 화학·소재(1765억원), 게임(1249억원)이 이었다.

반면,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은 유통‧서비스, 영상‧공연‧음반 업종은 전년 대비 각각 11.1%, 21.6% 감소하며 투자 기피 현상을 겪었다.

지난해 벤처투자 비중 상위 3개 업종은 바이오·의료(27.8%), ICT서비스(25.0%), 유통·서비스(16.8%)였다. 10년 전 상위 업종이 전기·기계·장비(19.6%), ICT제조(17.0%), 영상·공연·음반(15.9%)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큰 변화다.

 

[사진=중기부]


투자받은 기업들의 업력을 분석한 결과, 7년 초과 기업들에 대한 투자가 늘었다. 불확실성이 큰 초기기업 대신 사업 방향이 정립되고, 매출이 발생하고 있는 후기 기업들에 대한 후속투자가 이뤄지면서 투자액(1조2572억원)도 전년 대비 12.1% 증가했다.

100억원이 넘는 대형투자를 유치한 기업들은 총 75개사로 확인됐다. 2016년에는 100억원 이상 투자 유치 기업이 20사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스케일업 투자가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후속투자 비중이 70% 이상을 차지하는 업종은 바이오·의료(8478억원, 70.8%), ICT 서비스(7620억원, 70.8%) 2개 분야였다.

강성천 중기부 장관 직무대리는 “코로나 시대에 투자가 증가한 것은 바이오·의료와 ICT 분야, 소부장 관련 투자의 증가, 증시 활황으로 투자회수 기대감 상승, 모태펀드 역할과 K-유니콘 프로젝트 등 노력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면서 “올해도 스타트업과 벤처기업들이 우리 경제의 회복과 도약의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