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 아닌 반란"...바이든, 美의회 점거 사태에 '트럼프 책임론' 제기

2021-01-07 09:04
트럼프 향해 "대통령의 말은 중요...좋으면 격려, 나쁘면 선동"
시위대엔 '폭도'·'불법행위 몰두하는 소수의 극단주의자' 비난

6일(현지시간) 미국 의회의 대선 승리 인증 합동회의에 시위대가 난입하는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공식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책임론을 제기하고 나섰다.
 

6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사진=AFP·연합뉴스]


이날 미국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한 바이든 당선자는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미국 워싱턴DC 의사당 난입 사태에 대해 "시위가 아니라 반란 사태"라고 강하게 규탄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TV 생방송에 출연해 의사당 포위를 끝내라고 촉구하라"고 요구했다.

바이든 당선자는 "이 시간 현재 우리의 민주주의가 현대사에서 본 적이 없는 전례없는 공격을 당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거의 본 적이 없는 법치에 대한 공격이자, 자유의 요새인 의사당에 대한 공격"이라고 이날 사태를 규정했다.

그러면서 그는 "선출직 관료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은 시위가 아니라 반란 사태"라면서 "오랫동안 민주주의의 등불과 희망이었던 우리나라(미국)가 이런 어두운 순간에 다다른 것에 충격을 받았고 슬픔을 느낀다. 이 사태는 폭동에 매우 가깝다. 당장 끝내야 한다"고 호소했다.

바이든 당선자는 이날 사태에 참가한 시위대를 가리켜 이례적으로 "불법행위에 몰두하는 소수의 극단주의자들", "폭도들"이라고 비난하고 "폭도들에게 뒤로 물러나 민주주의 작업이 진행되도록 허용할 것을 촉구한다"고 발언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서는 "좋은 대통령이든 나쁜 대통령이든 간에 대통령의 말은 중요하다. 좋을 때는 대통령의 말이 격려가 되고, 나쁠 때는 선동이 된다"면서 이날 사태의 책임론을 암시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 전국 TV 방송에 나가 선서를 지키고 헌법을 수호할 것을 촉구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포위를 끝낼 것을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P에 따르면, 이날 바이든 당선자는 당초 코로나19 사태로 타격을 받은 소상공인을 위한 재정 지원과 경제 회복 구상을 공개하는 연설을 준비하고 있었으나, 의사당 난입 사태가 벌어지자 해당 연설을 연기하고 내용을 바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