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에 쌓인 北 김정은 새해 행보…신년사 또 건너뛰고 참배만?

2020-12-29 10:56
北 김정은 신축년 신년사 여부 주목
올해 집권 후 처음으로 신년사 생략
금수산궁전 참배, 올해 첫 공개행보
내년 신년사, 당대회로 갈음할 수도

2019년 1월 1일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 발표 모습. [사진=연합뉴스]



미국 정권 교체를 앞둔 2021년 신축년(辛丑年) 새해 첫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신축년 새해를 사흘 앞둔 29일 현재 김 위원장의 공개 행보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김 위원장의 12월 공개 행보는 아버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9주기 계기 금수산태양궁전 참배가 전부였다. 김 위원장의 공개 발언이 예상되는 제8차 당 대회의 구체적인 일정도 공개되지 않고 있다.

항공기 추적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 등은 북한 고려항공 JS67편 여객기가 지난 22일 오전 평양에서 출발해 동해안으로 향했다며 김 위원장의 원산행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해당 여객기의 기종은 김 위원장이 지방시찰, 짧은 방중 일정 등을 소화할 때 이용했던 기종 러시아 안토노프 AN-148로 알려져, 김 위원장이 해당 여객기에 탑승했을 거란 관측이 나왔다. 여객기의 최종목적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비행경로를 근거로 김 위원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피해 평양을 벗어나 원산에 있는 전용별장으로 이동했을 수 있다는 추측이 나왔다. 최근 김 위원장의 아내인 리설주가 장기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도 코로나19를 피해 원산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등장하기도 했다.
 

지난 11월 북한 평양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정치국 확대회의를 주재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최근 북한의 내부 상황에 따라 올해 더는 김 위원장의 공개 행보는 없을 거란 전망과 함께 그의 새해 첫 공개 행보가 신년사가 될지에 시선이 주목된다.

김 위원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2012년부터 새해 첫날에 신년사를 발표해왔다. 2013년부터는 약 30분간의 TV 방송을 통한 육성 연설로 신년사를 전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의 신년사에는 대내는 물론 한국, 미국 등을 향한 대외 메시지도 담겨 한반도 정세의 향방을 결정하는 요인으로도 작용했다.

지난 2018년 김 위원장 신년사에는 ‘자주통일 돌파구’를 대남 정책 기조로 삼고, 남북 관계 개선을 진지하게 논의하고 출로를 과감하게 열어나가야 할 때 강조했다.

그 결과 남북은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다시 만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물꼬를 열었고, 전 세계의 눈길이 쏠렸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사상 첫 정상회담도 이뤄냈다.

2019년 신년사에는 완전한 비핵화를 향한 김 위원장의 확고한 의지와 북미 관계를 빠르게 진전시키겠다는 메시지가 포함됐고, 이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올해 신년사는 지난해 말에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의 연설로 대체했고,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를 새해 첫 공개 행보로 선택했다. 이 때문에 김 위원장이 내년에도 금수산태양궁전 참배가 새해 첫 공개 행보가 될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제8차 당 대회가 내년 1월로 예고된 상황에서 신년사로 별도로 준비하기보다는 당 대회에서의 ‘사업총화 보고’로 메시지 전달을 대신할 거란 얘기다. 또 대북제재 장기화, 코로나19 등 어려움 속에서 김 위원장이 신년사, 당 대회 등 연이어 메시지를 내놓기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해석도 ‘신년사 생략’ 전망을 뒷받침한다.

한편 북한은 내년 1월로 예정된 노동당 제8차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한 ‘80일 전투’ 성과 도출에 매진하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당 제8차 대회를 높은 정치적 열의와 빛나는 노력적 성과로 맞이하자’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80일 전투’ 성과를 과시했다.

북한은 지난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이후 제8차 당 대회를 성과적으로 맞이하기 위한 ‘80일 전투’ 전개를 선포했고, 오는 30일 종료를 앞두고 있다. ‘80일 전투’는 코로나19 방역, 수해복구, 농작물 증대, 중요 대상 건설 완공 등을 목표로 두고 있다.

‘80일 전투’ 전개 배경이 ‘제8차 당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인 만큼 김 위원장은 ‘80일 전투’를 통해 얻은 경제적 성과를 바탕으로 제8차 당 대회에서 국가경제발전 5개년(2021~2025년)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