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속옷 아닌 오빠속옷…젊어진 쌍방울, 재도약 나선다

2020-12-28 15:59
MZ세대 공략·신사업으로 겉부터 속까지 탈바꿈

김세호 쌍방울 대표. [사진=쌍방울 제공]

40대 젊은 수장 김세호 대표를 맞은 토종 속옷 기업 쌍방울이 아빠 속옷에서 오빠 속옷으로 젊어지고 있다. 외형부터 내부까지 체질 개선 중이다.

최근 국내 내의·란제리 시장은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기능성 내의 시장은 유니클로의 '에어리즘', '히트텍' 등으로 대표되는 제조·유통·일괄형의류(SPA) 브랜드의 진출로 경쟁이 뜨거워진 지 오래다. 란제리 시장에서는 스포츠 브랜드와 해외 브랜드의 선전으로 토종 브랜드 입지가 전만 못하다. 토종 속옷 브랜드들이 새로운 핵심 소비 계층으로 떠오르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잡기에 나서며 변신을 골몰하고 있는 배경이다. 쌍방울은 그 대표 주자 중 하나다.

쌍방울의 체질 개선을 이끄는 인물은 지난 4월 취임한 김세호 대표다. 김 대표는 42세 젊은 경영자로, 2003년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평사원에서 대표까지 오른 '샐러리맨 신화'를 썼다. 지난해 사내 경영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신사업 개척, 온라인 사업 강화 등 기존 경영 전략을 혁신하는 의견을 내 차장에서 부사장으로 단번에 승진한 일화로 널리 알려졌다.

얼굴부터 바뀌었다. 1990년대 선보였던 이덕화 광고로 깊이 각인됐던 쌍방울은 한류스타 배우 김수현을 트라이 모델로 기용하며 이미지 변신에 나섰다. 중장년층이 찾는 '아빠 속옷'에서 MZ세대가 선호하는 세련된 '오빠 속옷'으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다.

쌍방울 관계자는 "MZ세대가 새로운 소비 주역으로 떠오른 만큼 젊은 세대를 공략한 마케팅을 강화할 예정"이라며 "광고뿐 아니라 제품 및 온라인 유통 채널을 확장해 친근하게 접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통 채널도 젊은 세대와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쌍방울은 올해 처음으로 자사몰 '트라이샵'을 열었다. 기존에는 오프라인 가두점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했으나, 최근 코로나19와 언택트 트렌드에 발맞춘 것이다.

카카오커머스의 주문 제작 플랫폼 카카오메이커스와 손잡고 MZ세대의 '밈(Meme·온라인 상 유행 콘텐츠)' 문화를 담은 '쌩.방울(SSAINT. BANGWOOL) 성탄 에디션'과 '시리즈 에스(SERIES S)' 등을 출시하기도 했다.

내실화에도 나서고 있다.

내부에 플랫폼 앤 디지털 마케팅(Platform & Digital Marketing) 사업부를 신설했다. 온라인 마케팅 활성화에 본격 나서며 이를 뒷받침할 조직을 만든 것이다.

미래 성장 동력으로는 마스크 신사업을 점찍었다. 지난해 마스크 사업을 시작한 뒤 올해 전북 익산에 마스크 제조 설비 30기를 마련하고 생산에 돌입하며 본격화했다. 김 대표를 비롯한 계열사 수장들이 TV 광고에 총출동해 손수 쌍방울 마스크 알리기에 나서 업계에서 화제가 됐다. 지난 9월 식약처 허가를 받으며 신사업을 통한 재도약 의지를 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