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촉즉발 한일 관계] ①미뤄진 日정부 상대 위안부 피해자 손배소...파장도 잠시 유예

2020-12-18 08:00
위안부 피해자 12명, 日 정부에 손해배상 청구
판결, 지난 11일 예정됐으나 내년 1월 초 연기

지난 9월 23일 주한일본대사관 옛터 앞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서 정의기억연대 이나영 이사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대한 법원 판단이 내년 초로 미뤄지면서 한·일 관계에 미칠 파장도 잠시 유예됐다.

법원의 이번 선고는 특히 일본 정부를 상대로 한 위안부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소송에 국내 법원이 처음으로 내리는 판단이어서 이목을 끈 바 있다.

더불어 앞서 한·일 양국이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 배상 문제를 두고 경제·안보 등 다방면에서 갈등을 빚어온 만큼 이번 판결에 더욱 큰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4부(부장판사 김정곤)는 내년 1월 8일 오전 9시 55분 고(故) 배춘희 할머니 등 12명이 일본 정부를 향해 "1억원씩을 지급하라"며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1심 판결선고기일을 진행할 예정이다. 당초 선고기일은 지난 11일 오전으로 예정됐으나 한 차례 연기됐다.

법원 관계자는 "재판부 내에서 추가 논의 및 검토가 필요해 (휴정기 등을 감안해) 선고기일이 새로 지정된 것"이라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의 이유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배 할머니 등 원고 측은 지난 2013년 8월 피고 일본 정부를 상대로 1인당 1억원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내기 이전에 민사조정을 신청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조정 절차에 응하지 않았고, 사건은 2015년 12월 정식재판으로 이행됐다.

이후 원고 측은 "일제강점기에 폭력을 사용하거나 속이는 방식으로 위안부로 차출한 불법행위에 대해 손해배상을 하라"고 촉구했고, 2016년 1월 법원에 사건이 접수됐다.

하지만 이후에도 공시송달 문제로 소가 제기된 지 4년여 만에야 변론이 시작됐다. 공시송달이란 당사자의 주거 불명 등을 사유로 소송에 관한 서류를 전달하기 어려울 때 그 서류를 법원 게시판이나 신문에 일정한 기간 동안 게시함으로써 송달한 것과 똑같은 효력을 발생시키는 송달 방법을 의미한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지금도 '주권면제' 등을 이유로 들어 소송에 대응하지 않고 있다. 주권면제란 '한 국가는 다른 국가의 재판권에 따라 법적 책임이 강제될 수 없다'는 내용이다.

다만 원고 측은 주권면제 등 국가면제론을 이번 사건에 적용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이번 소송뿐 아니라 또 다른 위안부 피해자인 고 곽예남 할머니 등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1심 결론 역시 비슷한 시기에 나올 예정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5부(부장판사 민성철)는 내년 1월 13일 오후 2시 1심 판결선고기일을 진행한다.

이처럼 일본 정부를 상대로 제기된 두 소송에서 위안부 피해자가 승소, 일본 정부가 판결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주한 일본대사관 부지 또는 주한 일본문화원 자산에 대한 압류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배상 판결을 불이행한 데 따른 후속조치로 국내 일본기업 자산이 압류된 가운데 일본 정부 자산까지 압류될 수 있는 셈이다.

그런 만큼 외교가에서는 내년 1월 8일, 13일 잇달아 예정된 위안부 피해자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대한 법원 판결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한·일 관계는 앞으로도 곳곳이 지뢰밭인 셈"이라며 "상황 관리에 방점을 둘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